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도 예산(안) 주요사업비 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육부가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내년도 대통령 공약 관련 예산사업은 고교무상교육 시행에 필요한 2461억원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교육 분야 공약사업은 누리과정과 고교무상교육, 초등돌봄교실 전면 실시 등으로 지난해 교육부는 누리과정 예산으로 2조1545억원, 고등학교 무상교육지원사업으로 2422억400만원, 초등방과후돌봄교실 시설개선사업으로 6600억200만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재정부 예산안 확정 과정에서 한 푼도 반영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올해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지원사업 예산만 신청하면서 지방교육청에 책임 전가를 노골화 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공약사업 시행으로 예산부족이 발생하면 각 지방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하도록 하고 있고, 내년도 예산에 이에 대한 이자지원 예산 3862억 원을 반영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지방교육청에 빚이라도 내서 대통령 공약을 지키라는 말이어서 향후 시도교육감들과의 충돌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이 대선공약이었던 점을 들어 예산 편성을 거부, 보육대란을 불러온 바 있으며 지난달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해 내년부터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하도록 강제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시도교육청의 반발을 산바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부가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국고지원을 요구하지 않은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교육부가 교원정원을 감축하고, 누리과정, 초등돌봄교실 예산까지 시·도교육청으로 떠넘김으로써 향후 유·초·중등 교육은 파탄에 이를 수 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방교육청에 떠넘길 수 있는 예산은 편성조차 포기하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생색낼 수 있는 고교무상교육 예산만 선별적으로 신청한 것은 이기적이고 정략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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