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망부부 유가족 “정부, 화장만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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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사망부부 유가족 “정부, 화장만 서둘러”

정확한 사망경위 등 요구… 당국 “재감염 예방 노력”

  • 승인 2015-06-18 18:36
  • 신문게재 2015-06-19 4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바다 건너 중동에서 넘어온 호흡기질환(메르스)에 대전 농촌마을에서 농사 지어 온 노부부가 희생되고 말았다.

앞서 아버지를 메르스에 여의고 어머니까지 같은 감염으로 세상을 떠나자 유가족은 화장도 미루고 정부의 대처에 서운함을 토로했다.

18일 대전 국가지정 격리병상에서 메르스 치료를 받던 A(81ㆍ82번 확진자)씨가 사망했다.

메르스에 희생된 A씨는 지난 6일 확진을 받아 격리병상에 옮겨졌고, 이에 앞서 남편 B(82ㆍ36번 확진자)씨의 간병을 위해 건양대병원에 머물던 중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 확진을 받아 부부가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남은 유가족은 부모를 잃은 슬픔에 깊이 빠진 상황이다.

이들 유가족은 앞서 눈을 감은 아버지를 화장한 후 유골을 납골당에 잠시 보관하며 어머니 건강이 호전돼 퇴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를 배웅하는 장례만큼은 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치르고 싶어 아버지 장례를 미뤄왔으나, 어머니마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간병하던 어머니였고, 아버지가 메르스 확진 받고 격리치료를 받을 때 보호복을 입고서도 곁을 지켰다.

결국 지난 6일 어머니까지 확진받은 후 12일만에 돌아가셨다.

유가족은 “아버지를 보내드린 것도 허망한데 어머니마저 (메르스 때문에) 잃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유가족은 18일 예정된 화장을 치르지 못 한 채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정부의 책임지는 자세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메르스에 희생된 부모를 기저질환을 앞세워 설명한 보건당국에 대한 불쾌함과 함께 정확한 사망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사망 경위도 설명하지 않고 서둘러 화장을 하라고 했다”고 분개했다.

유가족은 지역 보건당국과 논의했지만, 사망 24시간 내에 화장을 권고하는 보건당국 입장과 정부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입장 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는 “재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사망 24시간 내에 화장을 권고하는 것으로 화장 여부는 유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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