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자정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조모(40)씨가 119에 신고해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했다. 조씨는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어지럽다며 병원까지 이송을 요청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의 메르스 관련 질문에 특이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조씨는 전산조회 과정을 통해 메르스 관련 자택격리 대상자인 게 확인됐다. 이때문에 조씨를 이송한 소방 구급요원 2명이 즉시 자가격리됐고, 구급차량은 소독을 위해 배차에서 배제되고 말았다.
조씨는 앞서 휴대폰을 꺼두고 격리지역을 3차례 무단 이탈해 보건당국에 의해 대전에서 처음으로 형사 고발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대전소방본부 구급요원 중 메르스 관련 접촉으로 자가격리된 요원은 모두 8명에 달한다.
지난 6일 을지대병원 응급실에 메르스 확진자가 진료를 받을 때 환자 이송을 위해 같은 응급실에 머물렀던 구급대 3개팀 6명이 이미 자가격리 돼 업무에서 배제됐다. 당시 을지대 응급실에서 진료받은 메르스 확진자 역시 자신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뒤늦게 확인됐고, 응급실이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특히, 대전에서는 구조 환자의 특이사항과 증상에 따라 출동하는 구급차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119신고 시 정확한 정보제공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대전소방본부는 지난 8일부터 메르스 전담 구급대 5개팀을 구성해 대원 모두 방호복과 마스크, 보호안경을 착용한 채 출동하고 있다.
또 구급차량 내에 최소한의 이송장비만 남겨두고 의료기기를 제거해 내부 소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메르스 확진자나 자가격리자 또는 의심증상 환자 이송에 사용하는 구급차와 일반 구조출동의 구급차를 분리하기 위한 것으로 신고시 환자의 정확한 증상을 설명하는 게 필수적이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차 재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구조할 환자의 증상에 따라 출동 구급차량이 달라진다”며 “환자의 정확한 의료정보와 특이사항을 신고 때 설명해줘야 구조출동이 빈번한 때에 구급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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