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바다로 흘러가고 반은 땅에 스며든다. 이렇게 스며든 물은 현무암속에서 다시 용천하여 바닷물과 만나 쇠소깍을 형성하게 된다. 물이 에메랄드 빛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도 바위 틈새 및 곳곳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다. 효돈천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 182호로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도 지정(1966.10.12)되어 있다.
한라산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발원해 효돈 해안에 이르는 대규모 하천이지만 계곡을 제외한 대부분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으로 오랜 기간 하식작용을 통해 V자형 계곡인 쇠소깍이 형성됐다. 하천 지형은 약 40만 년 전에 분출한 용암류로 이뤄져 있으며 해변의 검은 모래는 상류의 현무암이 풍화작용을 거쳐 잘게 부서져 떠내려 와 쌓였기 때문이다. 전설에는 이곳에 용이 살고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용소(龍沼)라고 불렸으며 가뭄이 들면 동네 주민들이 이곳에 모여 기우제를 올렸는데 반드시 효험이 있었다고 한다.
쇠소깍과 이어지는 바다로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백사장을 걷는 연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또한 한쪽에 마련된 카약, 테오, 수상자전거 대기소가 눈에 띄었다. 전화예약을 비롯해 인터넷으로도 예약을 할 수 없어 현장예매 후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이미 쇠소깍은 투명카약과 수상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출장길이라 청승맞게 혼자 앉아서 타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본격적인 쇠소깍 구경을 위해 위로 올라갔다.
쇠소깍을 구경하려면 바로 옆에 설치된 나무데크를 이동하며 보는 방법이 있다. 울창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니 덥지도 않고 구경하기에 좋았다. 단점이라면 좁고 계단이 있어 휠체어와 유모차가 지나다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쇠소깍을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데크를 이동하며 중간중간에 마련된 '사진찍기 좋은 곳'에서 봐야 한다. 데크 위의 인도에서는 나무에 가려 전혀 볼 수 없다.
진짜 닮았는지 아닌지 확인하며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또한 직접 만든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들도 나와 있는데 다양한 제품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쇠소깍이 위치한 하효동은 한라산 남쪽 앞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감귤의 주산지로 유명하며 주상절리대와 중문해수욕장, 천지연폭포를 비롯해 민속촌 등의 관광지가 인접해 있어 같이 보는 걸 추천한다.
▲가는길=공항에서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먹거리=유명한 관광지다보니 식당이 많이 있다. 주차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한다면 인근 식당에 주차를 하고 식사 후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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