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17일 긴급위원회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의 메르스는 감염병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지만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WHO는 지난해 8월 8일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확산에 대해서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
이번 제9차 긴급위원회는 메르스 발병 상황에 따른 대응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한국의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요건에 해당되는지 판단하는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WHO는 한국 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확산된 주요 원인으로 메르스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했다.
한국에서 의료 종사자와 일반 대중이 메르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병원에서의 감염 예방이 최선의 상태가 아니어서 빠르게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의 복잡하고 밀집된 응급실과 병실 문제,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는 환자 행태, 많은 문병객이 찾는 문화 역시 메르스 확산 요인으로 꼽았다.
WHO는 여행과 교역 금지 조치는 권고하지 않았고 입국 심사대에서의 열감지 검사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르스의 증상에 대해 감염지역에 가는 여행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한편 WHO 후쿠다 게이지 사무차장은 지난 13일 1주일간의 한국 내 조사를 마치고, “발병 규모가 크고 양상이 복잡해 추가 환자 발생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면서 “바이러스 변이나 지역사회 전파 진행 증거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또 WHO 그리스티안 린드마이어 대변인도 지난 16일 “메르스 바이러스는 아직 중동에서와 다르지 않은 양상”이라며 “여전히 병원 의료체계 내에서만 확산되고, 지역사회 감염으로 볼 만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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