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文化)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문화향유자가 되든가, 아니면 문화생산자가 되든가. 이 시대의 청년들은 대부분 전자인 문화향유자의 길을 선택한다. 음주 문화 등의 단순 소모성 문화에 익숙한 탓이다.
그러나 이를 청년들의 문화라 지칭할 수 있을까. 김한솔(27·사진) 이사를 비롯한 대전문화협동조합(이하 조합) 측의 고민도 여기서 비롯됐다.
지금이야 조합이 주관·주최하는 대전아트프리마켓 행사가 대전을 청년문화의 도시로 위상화한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나 그 시작은 지난 2010년께 안도현 작가 등의 지역 작가 및 몇몇 청년들의 소모성 문화에 벗어나 재밌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은 벼룩시장이었지만, 차츰 참여자가 20여명으로 늘어났고 2012년 '닷찌프리마켓'이라 이름이 붙여지면서 이들은 본격적인 행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 대전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조합을 설립한 뒤 행사명을 지금의 대전아트프리마켓으로 확정했다.
김 이사는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했다”며 “공연을 기획을 하던가 전시 기획도 해보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도 하고, 홍보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보고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는 문화를”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은 학교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을,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볼 수 있기에 더 매력적이고 재밌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였다”며 “이듬해인 2013년부터는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트프리마켓은 중구 목척시장을 대여한 뒤 주민들과 어울리는데 고심했다.
주민들 인터뷰는 물론, 주민들과 대전·충남민예촌 등에서의 잔치, 야간 시장 개최 등 여러 과정을 거쳤다.
또 전시·공연만 아니라 예술가 및 창업공간 지원 활동도 꾸준이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청년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아트프리마켓을 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국내 청년들의 문화 욕구분출의 장으로 호평받는 동시에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 등에 선정되며 위상을 한껏 드높였다.
그러나 김 이사와 조합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 굉장이 중요하다”며 “어떤 무언가를 만들면 그것을 성장시키고, 그것을 새롭게 오는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전형 문화축제 마련을 그 방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대전형 문화축제는 말 그대로 대전에서 청년들이 만들고 공유하는 문화콘텐츠를 일컫는다.
그는 “청년들의 플랫폼(정거장)이 필요하다”며 “청춘을 불태우는 우리들이 가끔은 쉬어가기도 하고 기름을 채워가기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만남이 공존하는 그런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최소망 수습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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