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로 지역별 학교 휴업이 계속된 11일 서울 용산구 한 초등학교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1일 을지대병원 선별진료실에서 문진을 받고 있는 내원객의 모습. 연합뉴스·이성희 기자 |
충남대병원이 선별진료실에 방문하는 호흡기 및 고열환자를 상대로 진료비를 받고 있어 이용 환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선별진료실에서는 체온측정과 병원 방문 이력 등 몇 가지 문진만 하는 것이어서 환자들은 선별진료실을 나와 병원 본관에서 진료 후 비용을 또 다시 부담하고 있다. 지역 고열환자 대부분이 일반 병원에서 진료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별진료실 비용부과는 울며겨자먹기식의 이중부담이라는 지적이다.
11일 오전 11시, 충남대병원 응급실 옆에 마련된 선별진료실에 4~5명의 환자들이 문진을 대기하고 있었다. 고열과 기침으로 동네 병원을 찾았다가 호전되지 않거나 진료를 받지 못해 보건소의 안내를 받아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갖춘 이곳에 찾아온 것. 고열과 기침 등의 메르스 의심증상 환자가 모이는 곳인 만큼 의사와 환자 모두 방호복에 마스크, 장갑을 착용한 채 쉼 없이 환자를 돌봤다.
하지만, 선별진료실을 나서는 환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선별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안내를 받아 진료비 1만7900원을 먼저 납부 후 받은 의사의 문진은 일반적인 메르스 의심증상 설문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
해외여행 경험이나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 방문 이력, 또는 확진자 등을 접촉한 적이 있는지 묻고 체온과 기침정도를 확인했다. 이렇게 선별진료실에서 메르스 의심증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은 환자들은 다시 병원 본관으로 올라가 원하는 진료에 접수 후 또다시 요금을 부담한다.
현장에서 만난 최모(34)씨는 “제 감기에 대한 진료나 처방전은 없었고, 해외여행 등 몇가지 묻고 체온을 잰 게 전부 같은데 선별진료비를 냈다”며 “병원 호흡기과에 올라가 진짜 진료를 받고 똑같은 1만7900원을 또다시 부담하게 돼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문 환자는 “객담이나 검체 수거도 없었고, 병원 안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을 뿐인데 요금을 부과하는 게 순간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선별진료소에 의사가 상주해 많은 메르스 의심환자의 감염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진료행위가 있을 때 진료비를 청구하고 있다”며 “진료행위에 대한 판단은 현장 의사가 직접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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