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식수원인데? 보령댐 수상 태양광 설치 논란

  • 사회/교육
  • 환경/교통

충남 식수원인데? 보령댐 수상 태양광 설치 논란

수공 추진에 안전관리 우려… 장기검증 먼저 vs 충분히 검증

  • 승인 2015-06-11 17:00
  • 신문게재 2015-06-12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된 수상 태양광 발전이 충남 식수원의 안정적 관리를 어렵게 한다는 환경 논란을 받고 있다. 축구장 9개 면적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호수 위에 띄워 전기를 생산하려는 계획인데, 대상인 호수가 8개 시·군의 식수원이어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 중인 '수상 태양광발전'은 보령댐 수면 위에 대규모 집열판을 설치해 연간 5500㎿의 전기를 생산하려는 계획이다. 육상 태양광 시설물을 물 위에 옮겨놓는 것으로 집열판을 띄우고자 부력체와 이를 고정하는 계류장치, 케이블·전선관 등이 호수에 설치된다.

국내에서는 2009년 당진 석문저수지에 225㎾급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수상발전의 시작을 알렸으며, 2012년 경남 합천댐 수면에 500㎾급 발전설비가 설치됐고, 2013년에는 당진화력 냉각수 유입수로에 1000㎾급 태양광 발전설비가 조성됐다.

육상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임야나 농경지에 산림과 경관을 훼손한다는 문제가 있어 수상 발전이 땅 위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여겨졌다. 물 위에 태양광 집열판을 띄우면 물이 냉각작용을 하고 수면산란광으로 같은 면적의 육상보다 발전량이 많다.

하지만, 국내 수상 태양광발전에 대한 경험이 짧은 상황에서 식수원에 대규모의 발전설비를 설치하려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령댐의 보령호는 충남 8개 시·군 47만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하는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다목적댐 17개 중 저수용량은 12번째, 저수면적은 13번째로 작다.

또 수상 태양광발전을 운영한 경험이 4년에 불과하고 공공재인 물의 환경적 안정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식수원에 설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면에 대규모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차광효과에 의해 녹조저감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반대로 산소공급 등의 순기능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공존하고 있다.

특히, 보령댐에서 물을 마시는 주민과 지자체의 의견수렴이 없었고 상수원보호구역까지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보령에서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보령댐은 식수원이면서 상수원보호구역으로는 지정되지 못했지만, 수도법이 상수원에 발전시설을 못하도록 규제하는 원칙을 보령댐에도 적용해야 한다. 안정성 검증 위해 환경영향성평가를 보완하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이미 운영 중인 합천호에서 2012년과 2014년 환경모니터링 결과 수질·조류·식물플랑크톤·사람 건강보호기준 등에서 영향이 없음을 입증했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태양광 시설의 모든 부품이 식수원에 사용하기 적합한 것이고 합천댐에서의 두 차례 조사를 거쳐 태양광시설이 저수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수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