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책읽기]맞벌이 부모라면 공감하는 나의 비밀친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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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읽기]맞벌이 부모라면 공감하는 나의 비밀친구를 소개합니다

  • 승인 2015-06-11 13:42
  • 신문게재 2015-06-12 17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사서들의 맛있는 책읽기]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우리 집 고양이는 깍쟁이예요. 불러도 오지 않고 안아 주려고 하면 도망가고 얼굴을 마주하면 눈을 감아 버려요'라고 시작하는 권윤덕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는 여섯 살 아들과 내가 즐겨 읽었던 그림책이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라면 깊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나도 어릴 적,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고 대문 밖에서부터 '엄마'하고 부르며 방으로 뛰어 들어 갔던 기억이 있다. 막상 엄마는 온데 간데 없고, 휑한 방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켠이 허전한 것 같기도 하고, 집을 비운 엄마가 야속하기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며 과거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고, 나아가 직장을 다니는 부모로 인해 나의 여섯 살 아들이 마주해야 할 외로움과 공허함이 느껴져 짧은 글의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권윤덕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는 주인공 여자 아이인 '나'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초등학생 정도의 주인공 여자 아이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고양이와 나의 관계,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 등을 이 아이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다.

▲ 정혜영 사서(대전평생학습관부설산성도서관)
▲ 정혜영 사서(대전평생학습관부설산성도서관)
처음에 고양이는 주인공 여자 아이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고 여자 아이는 점점 고양이에게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내 친구는 고양이 밖에 없고, 고양이 친구도 나밖에 없고'라는 표현으로 둘은 어느새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에 갔다 돌아오면 우리 집엔 아무도 없어요. 하루 종일 심심해요. 그렇지만 이젠 괜찮아요. 어느 날 고양이가 우리 집을 찾아왔거든요.' 라고 책 뒷 표지에 쓰인 글을 읽고 나면 주인공 여자 아이와 고양이가 친구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비로소 풀리기 시작한다.

주인공 여자 아이와 같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들은 자신이 아끼는 인형이나 애완견, 보이지 않는 친구 등 다양한 종류의 비밀 친구를 만들어 놓곤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여자 아이도 집에 찾아온 고양이와 어느덧 비밀 친구가 되었고 내면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그림책 뿐만 아니라 외국 그림책인 존 버닝햄의 '알도'나 앤서니 브라운의 '겁쟁이 빌리'도 비밀 친구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주인공들이 어떤 비밀 친구와 함께 외로운 마음을 극복했는지 비교해 가며 읽어 보면 좋을듯 하다.

책 말미에서 늘 집안에서 고양이와 놀던 주인공 여자 아이는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고 결국 또래 친구들이 많은 바깥 세상으로 씩씩하게 나갈 수 있게 된다. 그림책 속 여자 아이의 당당한 얼굴 표정과 몸짓이 그림으로도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이 그림책은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 및 이미지와 함께 글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여자 아이의 내적 성장 과정 스토리가 잘 담겨져 있어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한번 쯤 읽어 보길 권하고 싶다. 또한 책을 읽은 뒤에 자녀와 함께 다양한 비밀 친구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자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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