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탈자 가운데 일부는 확진 판정 전날 택시를 타고 이동한 것이 확인됐고, 다른 이탈자들은 아예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어 자칫 메르스 바이러스 지역내 확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자택 격리 대상자인 공주에 사는 20대 남성은 지난 8일 열이 나자 자신의 집에서 택시를 타고 시내 현대병원으로 이동, 진료를 받았다.
서울 아산병원 근무자인 이 남성은 9일 오전 1시께 중앙질병관리본부와 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92번 메르스 확진자로 판명됐다.
공주시보건소는 9일 오전 보건소 측이 92번 환자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유선연락을 했다가 무단 이탈, 택시이동 등의 사실을 확인했다.
도는 이에 따라 해당 환자를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한 뒤 현대병원에는 더 이상의 환자를 받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 병원과 92번 환자가 이동한 택시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도내에서는 보령 2명, 당진 1명, 부여 1명의 자가 격리자가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현재 휴대폰을 꺼놓는 등 지역 보건당국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도는 경찰과 공조해 이들의 소재를 파악 중이지만 언제쯤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자가 격리대상자 이탈이 잦은 이유는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이들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격리 대상자가 적은 일부 시·군의 경우 공무원이 출장 나가 이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군은 하루에 두 차례 격리자에게 유선연락하는 것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도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택시를 메르스 확진자가 이용했고 무단 이탈자의 동선 파악이 안돼 바이러스 노출 걱정으로 밖에 나가기도 꺼림칙 하다”고 보건당국을 원망했다.
안 지사는 자가 격리자 이탈 발생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도는 자가 격리와 관련된 업무 개선을 고민할 것”이라며 “격리자에게도 무단이탈 금지 등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 및 읍면동장회의를 가진뒤 기자회견을 통해 “더이상의 환자가 발생치 않도록 메르스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 24시간 비상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연, 행사 등을 취소하는 등 확산방지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공주=박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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