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야수 신성현 |
지난달 27일 한화이글스 1군 엔트리에 낯선 선수의 명단이 올랐다. 육성 선수로 한화에 온 지 불과 9일 만에 당당히 1군으로 등록된 내야수 신성현이었다.
신성현은 비록 9일 동안이었지만 2군 7경기를 뛰면서 25타수 12안타 2홈런 5타점 타율 4할 8푼을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183㎝의 키에 85㎏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신성현은 지난달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고, 5일 kt전부터 3루수와 1루수를 오가며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있었다.
4일 목동 넥센전부터 6일 kt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는 등 시즌 기록은 16타수 4안타(2루타 2개 포함) 타율 2할 5푼, 장타율 3할 7푼 5리다.
이는 육성 선수가 1군으로 올라와 받은 성적표 치고는 아주 준수한 것이다.
신성현은 대부분의 1군 토종 선수와 다른 과정을 거친 프로야구 선수다. 초등학교 시절 수영을 했지만 비염이 심해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서울 덕수중 때 투수 겸 내야수로 뛰었고, 졸업한 뒤 국내가 아닌 일본 교토국제고에 진학해 2학년 때 팀의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고교 통산 30개의 홈런을 날릴 정도의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좌중간 쪽 조명탑을 맞추는 150m 중거리탄을 때린 것은 유명하다.
덕분에 일본은 물론, 한국이나 메이저의 구단에서도 신성현을 주목했다. 2008년 9월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입단 테스트를 받아 53명 중 유일하게 합격해 그해 10월 히로시마에서 4위 지명을 받고, 계약금 2000만엔, 연봉 450만엔에 가계약했다. 일본으로 유학간 선수 중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지명받은 김무영과 함께 한국야구사상 최초로 일본 프로야구 지명선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1군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두텁고 높았다. 2군에서 계속 뛰다가 2013년 10월 팀에서 방출된 신성현은 그해 11월 고양원더스에 입단해 고치 파이팅독스와의 평가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을 때리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신인드래프트에 참가신청했지만 무릎 부상 탓에 선택받지 못했다.
평소 신성현을 아끼던 김성근 감독은 야구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고 있는 그를 독수리군단으로 불렀고, 2군 경기를 지켜본 뒤 불과 9일 만에 1군으로 불러들였다.
1군에 올라와 선전하고 있는 신성현을 두고 김성근 감독은 “좋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앞서 김성근 감독은 고양원더스 시절 신성현에 대해 “재능과 자질이 충분해 집중 육성하는 선수다. 수비는 일정 수준에 올랐다. 타격이 본 궤도에 오르면 선수 신의 꿈(프로 진출과 국가대표 선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야구에 대한 꿈을 계속 꾸고 있는 신성현은 일단 한국 프로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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