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불합치한다며 현행 선거구제의 인구 편차를 3대 1에서 2대 1 이하로 조정하도록 한 만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위가 농어촌 민심을 달래는데 하한 인구편차 기준을 하향 적용하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점에서 추이가 주목된다.
농·어촌 지역의 의원들은 지난 1일 “헌재의 결정은 농어촌 지역의 지역대표성을 훼손시켜 해당 지역 선거권자들의 평등권도 크게 침해한다”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개편되는 선거구제에 적용될 인구편차(상한 27만 7000여명, 하한 13만 8000여명)보다 하향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A 의원은 “농어촌 지역에서 선거평등권을 내세우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다”며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이들을 달래는 차원에서 하한 인구편차의 10~20%를 하향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하한 인구편차를 맞추려고 네댓개 이상의 행정구역이 뭉쳐 하나의 선거구가 되는 경우, 지역민 대표성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이들 지역의 선거구 통·폐합은 피해야 될 일”이라며 하향 적용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 전망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선거구 간 2대 1의 인구 편차를 준수하라는 헌재 판결을 보완할 수도 있지만, 헌재가 선거의 불평등을 초래했다며 조정한 3대 1의 인구편차와 큰 차이가 없는 이유에서다.
2대 1의 인구편차의 하한 기준인 13만 8000여명에 10% 하향 적용할 경우, 12만 4000여명·20% 하향시는 11만여명 정도로 이는 19대 총선 기준인 하한 기준인 10만 3000여명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헌재 판결의 취지가 무의미해진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인구편차 하향적용 가능성에 대해 “지역 대표성의 불균형도 이해하지만 헌재 판결에 위반되며 원칙이 무너질수 밖에 없는 안”이라고 전제한 뒤 “이 안은 의원 정수를 늘리는 문제와 또 한번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도 “소도시에서 나오는 반발을 일시적으로 막으려는 수단에 불과하고 오히려 도시의 저항이 거세질 수 있는 안”이라며 “무작정 하한 인구에만 편의를 주기 보다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놓은 농어촌 선거구가 다수일 경우에 가산점을 줘 선거구 수요 조절을 하는 방식이 차라리 낫다”고 했다.
최소망 수습기자 somang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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