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국토부 정책… 건설업계 속 탄다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상주감리 등 '현실 미반영' 先 입법예고 後 의견수렴 … 업역 갈등만 부추겨

건설 및 건축제도 개정안이 오히려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등 국토부의 탁상행정에 건설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더구나 옛 건설부(현 국토부)가 창립된 1962년 6월 18일을 기념하고 건설인들의 사기 진작과 화합을 독려하기 위해 지정한 건설의 날을 앞두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국토부의 정책 마련에 건설시장에 혼란과 반목만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10일부터 40일 동안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를 현행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를 마쳤다.

이에 대해 종합건설업계는 즉각적으로 반발해 지난달 13일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3200여 명의 종합건설인이 참여해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집회 영향에 국토부는 건설업계와 발주기관의 의견을 모아 제도 개정에 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사이 당초 10억원 미만의 범위에서 7억원 미만으로 적용범위를 축소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부는 또 지난 4월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상주감리를 실시했던 연면적 5000㎡ 이상 다중이용건축물과 더불어 연면적 1000㎡이상 5000㎡미만의 준다중이용건축물을 설정해 상주감리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를 진행했다.

이 역시 건축사업계의 반발을 샀다. 건축사협회 각 지역건축사회장은 물론, 협회 본회장의 국토부 항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국토부의 정책마련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제서야 국토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겠다는 입장으로 당초 입법예고한 개정안에 대해 다소 수정 가능성에 여지를 남기는 상황이다.

이렇듯 국토부가 건설 및 건축업계와 관련된 제도 수정에 나서면서 우선 입법예고를 한 뒤 반발이 이어지면 의견수렴을 하는 태도를 보여 건설업계의 실망만 커질 뿐이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대표는 “우선 입법예고를 하고 반응을 살핀 뒤에 그에 대해 수정을 하는 것은 정책력의 한계를 그대로 인정한 셈이 아니겠느냐”며 “입법예고를 하려면 그에 앞서 현장 상황을 비롯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충분히 듣고 추진해야 하는 데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며 국토부의 탁상행정을 나무랐다.

더구나 오는 18일 건설인들의 화합할 수 있는 건설의 날을 앞두고 국토부가 오히려 건설업계의 업역 갈등만 부추긴 결과여서 향후 건설업계간 협업과 동반 성장을 유도해낼 수 있을지 의문만 남는다.

건설 및 건축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공무원들이 자신들에 대한 선민사상이 강한 것 같다”며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갑의 입장이 아니라 철저히 을의 입장을 충분히 살피고 그런 가운데 실효성있는 제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