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공무원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
일부 에선 보조ㆍ지원금이 낭비되고, 개인 주머니로 들어가거나 인맥에 의한 인건비 지급 등으로 복지예산이 독차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8일 도의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어려운 도민을 위해 쓰이는 도의 복지예산이 한편에서는 눈먼돈이 되고 있다.
충남 서북부의 한 사회복지단체 대표 A씨는 보조금 등 공금으로 구입한 물건 일부를 자기 멋대로 사용했다. A씨는 사업을 하며 봉사에도 앞장서는 등 평소에는 반듯한 이미지였지만, 뒤로는 복지예산 낭비에 앞장서고 있었다.
A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는 단체의 복지사업과 행사 등의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남는 옷이나 음식, 물건 등을 모두 자신의 차에 싣고 갔다. 단체 구성원이나 주민들은 남은 물건을 당연히 모두 A씨의 차지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복지예산과 기부금으로 구입해 남은 것들을 다수가 아닌 개인이 챙긴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한 주민은 “재판매나 유통이 가능한 것은 현금화 해 용돈으로 사용한다”고도 귀띔했다.
한 경찰관은 “이런 경우 일부러 물건을 많이 구입했다거나 재판매해 개인이 사용한 증거가 확실히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지만, 단순히 남는 물건을 가져간다고 수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정확한 인원파악과 계획으로 물품 등의 여분을 줄여 알뜰한 복지단체 운영은 못할망정, 매번 과다지출 해 남는 것은 개인 창고에 쌓아두니 이게 곧 나랏돈과 공금이 줄줄 새는 현장”이라고 꼬집었다.
인건비와 운영비에 편중된 복지예산, 인맥에 의한 복지예산 독식 및 낭비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김연 도의원(비례)은 최근 본회의 도정질문을 통해 도의 사회복지예산이 인건비와 운영비에 심각하게 편중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내 15개 복지기관의 총예산은 약 106억5000만원인데, 평균 57% 정도가 인건비로, 16% 이상이 운영비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사업비는 26%에 불과했는데, 이마저 복지사업의 특성상 일부 사업비는 인건비로 분류돼 실질적으로 인건비가 77%까지 쓰였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회복지 전문가들도 인건비 과다편중이라고 결론 내렸다는 김 의원의 전언이다.
문제는 인건비가 일부에 의해 독식되거나 기준 없이 지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내 사단법인단체 등이 친인척을 직원으로 채용해 고액 연봉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한 장애인복지관장과 사무국장이 부부관계”라며 “이들의 연봉은 1억40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또 그는 “동일기관 운전기사들의 연봉이 각각 4800만원, 3700만원인 등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김 의원은 보조 사업 관리 감독 허술, 동일 사업 예산 천차만별, 사회복지 정책 도민 의사 반영 소홀 등에 대해 도에 책임을 묻고,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홍성군의 한 복지단체 직원은 “복지정책에 중점을 둔 도정으로 혜택을 받는 주민들이 많고, 이는 곧 도민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지지만, 일부 악용 사례도 있는 만큼, 꼼꼼한 검토와 감독이 필요하다”며 “또 제도상의 허점을 노려 부부가 함께 복지단체에 근무하는 등의 문제가 확인된 만큼 제도 보완도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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