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선발 부진으로 고심이 깊은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용병 투수들이 제 기량을 찾는 모습을 보이면서 화색을 띠고 있다.
토종 선발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용병 투수들까지 부진해 선발에 대한 공포까지 느끼던 한화가 최근 용병 투수들의 원투 펀치 부활로 승수를 쌓아가며 '여름 야구'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 용병 투수 쉐인 유먼(36)은 지난 5일 KT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무자책)으로 역투했다. 무려 7이닝 가까이 혼자 마운드를 지키며 올 시즌 9경기 만에 2승을 따낸 것이다.
유먼은 덕분에 2015 프로야구 6월 5일 '이슈데일리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은 유먼에 대해 “유먼이 잘 던져줬다. 그렇게 던졌으면 벌써 5~6승은 했을 것”이라며 “유먼이 이전까지는 공을 밀어서 던졌는데 어제(5일 경기)는 공을 때리면서 볼에 각이 생겼다”고 칭찬했다.
사실 유먼은 지난 4월14일 이후 3연패를 당했다. 무려 52일 만에 시즌 2승째(4패)를 챙긴 유먼은 이날 경기를 뺀 8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한 적이 4차례였고, 나머지는 조기 강판당하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하지만 5일 KT전에서 호흡을 맞춘 포수 조인성의 리드에 맞춰 좋은 제구력을 선보이며 용병 투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앞서 한화 용병 투수 미치 탈보트(31)는 지난 3일 목동구장에서 가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15개의 공을 던져 6안타 3볼넷 6삼진 2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탈보트는 3연승 투수가 됐다. 용병 투수의 부활이라고 부를만 하다.
김성근 감독은 좌완 정통파로 제구력과 다양한 로케이션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먼과 우완 정통파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인 탈보트를 앞으로 한화의 원투 펀치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일 수 있다. 김 감독은 “(3연승한) 탈보트도 그렇지만 유먼도 여름이 되면 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화가 용병 투수들의 부활로 미소를 짓고 있지만, 토종 선발 마운드는 여전히 큰 고민거리다.
6일 KT전에서 한화는 선발로 나선 송은범이 1과 3분의 2이닝 동안 51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져 결국 송창식이 마운드에 올랐고, 4이닝 동안 5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박정진과 윤규진, 권혁 등 불펜과 마무리들이 대거 나서 경기 끝까지 불을 껐다.
다행히 이날 한화는 6-4로 이기며 2연승을 달렸지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해 호투했던 안영명마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토종 선발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한화는 여전히 선발 투수 로테이션이 불안한 현실이지만 토종 선발들의 부활 여부가 '여름 야구'의 선전을 통한 '가을 야구'의 진출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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