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현재까지 2명의 사망자와 20여명의 환자를 낳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지역 내 공사현장으로 확산될 지 지역 건설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건설 현장의 경우, 상당부분 공동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발병으로 인한 메르스 확산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연면적 5000㎡이상의 대규모 건설현장은 모두 28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대규모 공동주택 공사현장이다.
1000세대를 기준으로 대략적으로 공동주택 공사현장에는 1일 최대 400명, 전체 공정상 모두 18만명이 투입된다.
다른 토목공사와 달리, 공동주택 공사의 경우에는 전기, 수도, 인테리어 등 내부 공정이 많아 호흡기질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에서도 2명의 메르스 발병 증세가 확인됐으며 격리대상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 건설현장에서는 아직은 무방비 상태라는 것.
단순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건설인부도 있지만 상당부분 기술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건설현장인 만큼 메르스 위협으로 인해 공사 기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나치지 않다는 얘기다.
더구나 현장 인력의 상당수는 거주지가 일정치 않다는 점이 메르스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감을 키운다.
한 건설현장 인부는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일용 건설노동자도 있는데 하루 일당을 받지 못할까봐 감기 정도로만 생각하고 작업장에 나설 수 있다”며 “건설현장에서는 메르스 확산보다는 정해진 공정을 마쳐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지역 내 중견건설업체에서는 건설공사 공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예방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준홍 금성백조 이사는 “메르스가 서울지역에서만 위험한 줄 알았는데 지역 역시 안전하지 않은 만큼 현장 상황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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