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학생 진학률이 터무니없이 낮아 예산지원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의견과 달리, '모교'와 '인구유입' 가치에 기반한 확대 요구가 이와 맞서고 있다.
31일 시 및 시교육청, 이해찬 의원실 등에 따르면 지난주 마무리된 세종시 추가 경정예산 중 과학예술영재학교 운영비 지원규모는 1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민선 1기 유치단계서 운영비 50% 이하 부담 합의를 놓고, 시는 시교육청이 제안한 20억원의 절반 수준을 반영했다.
기본액 5억원과 올해 지역 우수학생(4명) 운영비 및 지역교육력 제고사업비 지원 명목이다.
전체 입학생 90명 중 지역학생 4명에 해당하는 4.4% 적용이 지원액 감소로 이어졌다. 지역학생 1명당 2억5000만원 지원을 넘어, 타지 학생 86명을 위해 시 예산을 추가 투입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해 말 교육행정협의회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고, 최근 이해찬 의원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 의사를 표시했다.
이 의원은 “특수목적고 강조는 투입시간과 재원 대비 적은 효과를 가져온다. 지역 출신 학생이 한정됐는데 수억원씩 지원은 말 그대로 전시행정”이라며 “시험 위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대는 끝났다. 법대 나와도 일자리 못구하는 사람 많다. 적성에 맞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같은 상황은 영재학교 개교 원년 적잖은 딜레마를 양산하고 있다.
지난 3월 개교 직전 3명의 학생이 학부모와 함께 세종시 이주를 택했고, 5명 학생도 현재 세종시 이주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초 전형 당시 4명이던 지역학생이 7명까지 늘면서, 이번 추경예산보다 추가 지원 필요성을 가져왔다.
내년 지역학생 할당 비율은 6명까지 늘고, 세종시 정주여건 확충 속도에 따라 학생·학부모 동반 이전은 지속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단순히 지역 출신 학생 비율만을 고집한 예산지원안에도 적잖은 문제점이 노출된 셈이다.
영재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 실현에도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개교 원년 기자재와 실험기구, 시설 등 전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속된 말로 건물만 달랑 지어진 구조라고 봐도 된다”며 “실험실에도 기본 기자재만 있을 뿐, 연구환경은 전혀 갖춰지 있지 못하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소년기 가장 기억에 남는 '고교시절' 향수가 분명 미래 지역발전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있고, 현실 교육여건상 불가피한 특목고가 세종시 정주여건 및 위상 강화에 보탬이 될 수있으리란 시각 전환을 당부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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