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휘발유 최저가 경쟁…주유소 휴폐업 속출

[월요포커스]휘발유 최저가 경쟁…주유소 휴폐업 속출

대전 해마다 최대 4곳 문닫아…환경비용 부담에 폐업도 못해

  • 승인 2015-05-31 16:47
  • 신문게재 2015-06-01 1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지역 주유소간 저가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영악화로 인해 휴·폐업 또는 등록을 해지하는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살을 깎아 먹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저가경쟁을 벌이고 있어,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31일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대전지역에 등록된 주유소 수는 291개로, 최근 4~5년간 매년 1~4개 주유소가 등록을 해지해, 지난 3월 말 현재 282곳이 등록돼 있다.

이는 2011년 말 정부가 기존 정유사의 독과점 구조에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어 기름 값을 내린다는 의지로 도입한 알뜰주유소 정책으로 기존 주유소간 가격경쟁을 부추기며,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가 경쟁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지역 주유소의 휴·폐업은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충남지역은 올해 3월 현재까지 64곳의 주유소가 휴업해 16개 시·도(세종 제외) 중 전남(65개)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충북은 31개 주유소가 휴업해 여덟 번째로 높았고, 대전은 5개 주유소가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휴업 중이다.

이중 일부 주유소는 폐업하고 싶어도 환경정화비용 등이 포함된 폐업자금 부담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휴업 또는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폐업 주유소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전, 충남·북에서는 각각 4개, 8개, 15개 주유소가 폐업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각각 2개, 3개, 2개 추가로 폐업했고, 앞으로도 경영악화 등으로 인해 문을 닫는 주유소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지회 관계자는 “정부와 대형마트 등의 시장 진출로 영업 이익이 1~3%에 그치면서, 영업손실을 보는 주유소도 늘어 휴·폐업 자연스레 많아지고 있다”며 “현재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주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 주유소를 넘길 수만 있다면, 하루빨리 넘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0년 전국 주유소 등록 수는 1만3332개로 정점을 찍은 후 가격경쟁과 수익률 하락 등으로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52개 줄은 1만3280개, 2012년 63곳이 등록을 해지해 1만3217개만 남았다.

최근 2년간은 가격경쟁이 더욱 심화돼 이보다 많은 주유소가 등록을 해지했다. 2013년 등록 주유소 수는 1만3100개로 전년보다 117개 줄었고, 지난해는 이보다 많은 150개가 등록을 해지해 1만2950개를 기록했다. 올해 3월까지 31개 주유소가 추가로 등록을 해지했다.

휴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년 평균 400여 개 주유소가 휴업한 가운데, 올해 3월 현재 지난 2014년 한 해(449개) 동안 수치를 넘어선 466곳이 휴업해 주유소들의 힘든 저가경쟁이 수치로 나타났다. 폐업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2년 전국에서 219개 주유소가 폐업을 신청했고, 2013년 310개, 2014년 244개로 최근 3년간 평균 250여 개 주유소가 폐업했다.

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구모씨는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부러움을 샀던 주유소 사업은 이제 옛말”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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