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으로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해결능력을 키워주는 전문상담사인 황연자(69·사진)씨.
나이에 비해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 아줌마다. 지난 1987년 유성보건소에 다닐 때 '직장과 생명의 전화' 상담 봉사를 맡았던 게 전문 상담사의 길을 걷게 된 첫 발이 됐다.
“처음에는 위급전화와 성 문의 전화상담 봉사를 했는 데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의 불화, 친지, 친구와의 갈등 등 다양한 고민거리를 상담해 왔지요. 그들에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성심껏 상담해 주었더니 상황을 타개해 나가더 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고 상담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황 씨는 자원봉사 전화상담일을 계속하다 지난 97년 대전 YWCA로 자리를 옮겨 자원봉사 전문상담사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선 주로 청소년 상담과 교육, 가정폭력 행위자 집단상담 및 교육, 성폭력 피해자 상담, 장애인 성교육 등을 맡고 있다.
황 씨는 이밖에도 많은 활동으로 몸이 쉴 새가 없다. 대전가정법원내 협의이혼 상담과 대전교도소내 수용자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 및 성폭력 범죄자 재범방지교육과 집단상담도 정기적으로 해 주고 있다.
대전보호관찰소에에선 성폭력 가해자 프로그램 재범방지 교육과 집단상담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대전교도소 내 노인수용자 인성교육과 집단상담,청소년미결수 인성교육도 펼쳐오고 있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사회의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쏟아부어 갈등을 극복하고 자활의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관련 자격증도 틈틈히 취득해 업무에선 프로의 자질을 다졌다. 집단상담사와 사회복지사,간호조무사, 범죄예방지도사 등 보유한 자격증만 해도 세기 어려울 정도다.
자원봉사로 상담사의 길을 걸으면서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황 씨는 그때마다 사명감으로 극복했다.
“교도소 수감자에게 올바르지 못한 통념을 불식시키고 이해하도록 교육할 때면 처음에는 저항하고 거부하기 일쑤였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공감해 주고 따라 오려고 노력하는 모습 등을 볼 때 YWCA의 기본정신인 사랑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황씨는 소박한 소망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달려가 상담을 해주고 싶어요.” 오늘도 현장으로 달려가는 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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