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오정동 대전도축장 옆에 있는 식용부산물 출하장에 부산물이 비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다. |
대전 오정동 가축 도축장 주변 위생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도축된 돼지머리를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실온 상태의 트럭에 짐짝처럼 쌓거나 내장 등의 부산물을 핏물이 떨어지는 마대에 담에 도로에서 반출하는 실정이다.
고온현상으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상황에서 돼지 식용 부산물이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대전 대덕구 오정동 소·돼지 도축장 옆 도로. 이곳에서 작업자들이 손수레에 담긴 축축한 내용물을 차량 짐칸에 반복해 실었다. 외발 손수레에 넘칠 듯 담긴 내용물은 도로 위에서 심하게 출렁였고, 일부는 바닥에 떨어졌다가 다시 수레에 실렸다.
이곳은 대전에선 유일하게 소·돼지 도축장에서 나온 식용부산물을 손질해 유통하는 출하장인 셈이다.
월 1만여마리가 도축되는 대전도축장에서 돼지는 머리·간·폐·심장·췌장 등의 식용 부산물과 이를 제거한 지육으로 분류되는데, 식용 부산물은 도축장 옆 가공업체를 통해 전국에 유통된다.
문제는 식용 부산물을 손질하고 세척해 유통하는 가공업체에 출하장이 따로 없어 많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위에서 선적된다는 점이다.
내장처리실에서 위장, 췌장, 간, 심장 등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머리에 피를 빼내는 공정 후 결국 대기 중인 트럭에 실으려면 도로 위에 나오게 돼 있다. 이 도로는 주택에서 분뇨를 수거한 운반차량이 하수종말처리장의 집하장으로 가는 유일한 도로이기도 하다.
특히, 머리와 내장처럼 시민이 식용하는 돼지 부산물 출하 과정은 위생매뉴얼 준수 여부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핏물을 뺀 하얀 돼지머리는 플라스틱 손수레에 7~8개씩 쌓여 도로를 건너 트럭 짐칸에 실린다.
이때 일부 부산물 운반트럭은 냉각장치를 가동하지 않은 실온 상태였고, 부산물은 짐칸 바닥에 포장 없이 그대로 쌓였다.
또 내장 등은 쌀을 담을 때 사용하는 노란 포대에 담아 마찬가지로 손수레로 옮겨 도로 위에서 트럭 짐칸에 실렸으며, 포대에서 흐른 핏물은 그대로 도로 위에 떨어졌다.
입구를 벌린 채 이곳저곳에 세워져 있는 포대에는 폐기용 부산물이 담겨 있었고, 기름 추출용 부산물은 도로 트럭 위에 노출돼 있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도축장 식육부산물 위생 매뉴얼은 운반차량의 위생상태와 온도를 점검하고 탈수 후 스테인리스 철재 재질로 된 도구로 운반하며 작업자는 내장처리실 밖으로 출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도축장 구조가 운반 차량이 안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건물 밖에서 차량에 싣고 있다”며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하고 있으나, 일부 도매사업자가 냉각장치를 일시적으로 가동하지 않았거나 핏물을 보이는 사항은 곧바로 시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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