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구계에선 선거 공신으로 자리를 꿰찬 전 대표이사는 축구와 관련해 사실상 문외한임에도 불구하고, 상의를 해도 모자랄 직원들조차 배제시킨 채 후임 감독을 물색하고, 최종 결정 단계까지 함구했다는 것은 구단 내부 소통을 단절시키는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시티즌에 따르면 26일 오전 모 스포츠전문 매체에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시티즌의 후임 감독으로 최문식(45) 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가 선임됐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대전시티즌 사무국 팀장과 직원들은 뒤늦게 인터넷 기사를 확인한 뒤 전 대표이사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으나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대전시티즌 코칭스태프 및 선수 운영과 지원을 담당하는 선수단 운영팀장조차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전 대표이사가 전문 지식과 경험, 인맥 등을 갖춘 구단 직원들과 상의 한번 없이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단계까지 진행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통상 프로축구단은 선수단 운영팀장 등과 감독 및 선수 영입과 관련해 인력풀을 확보한 뒤 상의를 하고, 확인작업을 거쳐 대표이사가 영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이다.
대전시티즌은 결국 이날 오후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최문식 코치를 후임 감독으로 최종 선임한 것은 아니며, 앞으로 남은 관련 절차 등을 거쳐 감독 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축구계 한 인사는 “바닥으로 떨어진 시티즌을 살릴 수 있는 지도자를 영입하기 위해선 구단 직원은 물론, 축구인들과 상의를 거듭하고, 신중을 기해도 모자랄 판인데 축구를 제대로 모르는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조차 말 한 마디 없이 후임 감독 대상자들을 정하고, 접촉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축구계 인사는 “선수 하나를 선발해도 감독 등 코칭스태프, 구단 담당자, 대표이사가 상의를 하는데 하물며 선수단을 지휘하는 감독을 뽑는데 대표이사가 혼자 진행했다는 것은 축구인으로서 납득하기 힘들다”며 “대표이사가 구단 내부의 소통을 앞장서 막고 있는 꼴”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전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3~4명 정도의 인사로 압축하고, 보안 유지를 위해 직원들과도 상의를 하지 않다가 26일 오전에 잠깐 얘기를 했다”며 “최 코치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단주에게도 보고하지 않았고, 최종 결정된 것도 아니다. (발표된) 기사가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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