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도 동심도 무사했어요” 도심 속 새끼오리 구출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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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도 동심도 무사했어요” 도심 속 새끼오리 구출작전

중부소방서 119구조대, 은어송초 맨홀서 8마리 구해

  • 승인 2015-05-20 18:28
  • 신문게재 2015-05-21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대전 중부소방서 119구조대가 은어송초 맨홀에 빠진 새끼오리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구조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구출된 새끼오리들.
<br />독자 송영훈씨 제공
▲ 대전 중부소방서 119구조대가 은어송초 맨홀에 빠진 새끼오리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구조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구출된 새끼오리들.
독자 송영훈씨 제공
20일 오후 1시께 대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앳된 목소리의 구조 신고가 접수됐다.

“초등학교 빗물 배수구에 빠진 새끼 오리를 구해주세요. 엄마도 없이 새끼 오리들이 불쌍해요.”

대전 동구 은어송초등학교 5학년 김모(11·여) 학생의 구조신고는 곧바로 중부소방서 119구조대에 출동지령이 전달됐다.

중부소방서 구조대 6명은 은어송초에 도착해 학생 신고처럼 하수구 맨홀 아래에 갇힌 새끼오리를 발견했다.

운동장 빗물배수구 위를 걷던 새끼 오리들이 격자무늬의 틈에 빠졌고, 배수구가 하수구 맨홀과 연결돼 새끼 오리들이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맨홀 속에 갇힌 것.

구조대는 먼저 맨홀 뚜껑을 열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안이 비좁고 사람이 접근하자 놀란 새끼 오리들이 도망가는 바람에 포획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손잡이가 긴 채집망을 이용해 지하 3m 맨홀 속 새끼 오리들을 한 마리씩 건져 올리기는 작전을 썼다. 무서워 도망하는 새끼오리들은 유인하고 몰기 위해 공기호흡기를 통해 맨홀에 바람을 불어넣는 등의 갖가지 작전이 사용됐다.

구조대원은 오리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고 천천히 채집망을 내려 다치지 않게 살짝 건져 지상으로 올리기를 반복했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새끼 오리가 한 마리씩 구조돼 종이상자에 담길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던 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은 신기한 듯 마냥 손뼉을 쳤다.

그렇게 119구조대 손에 구조돼 지상에 올라온 새끼 오리가 8마리였다. 어미 오리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찾을 수 없었고, 새끼 오리 구조작전을 완료하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대전소방본부는 구조한 새끼 오리를 동구청에 인계하고 안전한 보호를 의뢰한 상태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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