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와의 보상 갈등에서부터 주택과다 공급에 따른 원도심 재생사업 우려와 호수공원 수질, 기존 공동주택의 조망권, 학교 신설 등 내재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지역정치권과 시민단체들까지 본격적으로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에서는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을 놓고, 시민단체 주관으로 열린 갑천지구 개발사업 대책 토론회와 토지주들의 총회, 정의당 대전시당의 거리연설, 노동당의 성명서 발표 등이 20일 하루만에 잇따르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민단체와 정의당, 노동당은 갑천지구 개발사업의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 사업 반대와 중단을 요구했다. 토지주들은 사업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가 독단적으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사 사옥을 항의방문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양흥모 사무처장은 신규 택지개발과 원도심 재생사업 동시 진행의 모순, 인공호수 수질과 유지 문제, 학교와 도로 신설비용, 개발비용 상승과 재정부담, 생태계 파괴 등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이날 시청에서 정당연설회를 열고 “도안 친수구역 개발사업이 재정악화, 동서 불균형 심화, 환경 파괴, 교통난 심화, 학교 시설 전무 등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대전시당도 성명을 내고 “호수공원 개발의 적자분을 메우기 위해 분양하는 주거용지로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갑천지구는 유일의 도심 자연하천이며, 지켜야 할 중요한 자산으로, 개발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사업지구 내 토지주들은 원신흥동사무소에서 총회를 열고, “보상가격 수준 등에 대한 논의를 한 후 감정평가를 진행해야 하는데, 도시공사가 독단적으로 하고 있다”며 감정평가 진행 거부를 내걸고 공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보상 갈등을 예고했다.
대전시는 제기된 문제점을 받아들이면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변수가 많은 대규모 사업이라는 점에서 미지수다.
우선 재원과 관련해, 애초 예정됐던 도시고속화도로가 폐지되면서 해당 부지만큼, 호수공원과 공동주택 부지 등이 늘어 우려됐던 막대한 시의 지원 예산(700억원대)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호수공원 수질과 유지 관리에 대해선, 이미 설치된 태봉보를 이용해 자연유하 방식으로 취수와 배수를 계획하고 호수에 담수되는 물의 오염 방지를 위해 기술제안을 통해 호수 내 수질이 2등급으로 유지되는 상태로 갑천에 방류할 계획이다.
조망권과 관련해선, 주민들의 요구한 용적률과 층높이의 하향 조정 등을 검토 중이고 애초 교육부와의 협의 결과, 신설 계획이 없었던 초등학교는 공동주택 세대수가 700세대 늘어나는 만큼 학교 신설을 위해 대전교육청과 협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여러 사안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 사업 중단이나 백지화를 언급하는 부분도 이해한다”며 “장기간 사업을 추진해온 만큼,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명품 호수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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