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기업은 이러한 변화를 읽어들이면서 새로운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교육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미래 사회의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학교 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혁신의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것이 핵심 역량이다. 기존의 국영수 교과 학습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누구나 갖춰야 할 능력이듯이 핵심 역량 역시 누구라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보편적인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핵심 역량은 직업적이고 사회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삶을 살기위한 필수적인 능력을 포괄한다.
교육과정 연구자들은 핵심 역량이 학습 가능한 것이라면 그것은 반드시 학교 교육과정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들어 핵심 역량과 학교 교육과정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역량기반 교육과정'(competence-based curriculum)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들은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교육 혁신의 주요한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기조가 바뀌게 되면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 또한 바뀌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학교 운영 방식의 전반적인 변화가 따라야 한다. OECD는 이미 2003년에 핵심역량 프로젝트를 통해 21세기 미래 인재 양성에 대한 비전을 내놓았고, 이후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OECD는 또 올해 치러질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협력적 문제해결력'과 '생태적 감수성'을 평가 지표로 새롭게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PISA평가에서 한국은 늘 상위권으로 평가되고 있음은 국민 다수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학업흥미도와 같은 학습 태도 영역은 평가 대상 국가 중 거의 꼴찌 수준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한국의 교육 혁신이 왜 필요한 지를 말해주고 있다. 며칠 전 스승의 날 대전, 세종, 충북, 충남의 교육감들은 정책협의회를 열고 '미래 핵심역량 교육 기반 공동 구축'을 위해 4개 교육청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임을 밝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앞으로 미래사회에 대비한 핵심역량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요청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