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5시쯤 대전 동구 대동의 한 골목에서 보호관찰 대상자 김모(52)씨가 자신의 발목에 있던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김씨는 금산에 거주하던 중 이날 대전까지 이동해 전자발찌를 끊어 보호관찰소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반사항을 발견한 대전보호관찰소가 전자발찌가 버려진 현장을 수색한 끝에 대전역 광장에 있던 김씨를 발견해 붙잡아 도주 2시간 만에 마무리 됐다.
이보다 앞서 15일 동구 용전동 복합터미널에서도 경북 포항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김모(51)씨가 도주 9일 만에 검거됐다. 김씨는 강간치상·마약 등 전과 17범으로 지난 3월 출소해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았으나, 지난 7일 포항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대전까지 숨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는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전자발찌의 내구성이 지나치게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GPS 등을 내장한 전자발찌는 2008년 실리콘으로 처음 만들어졌다가 2010년부터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고 있으나 절단기를 통해 어렵지 않게 끊어지고 있다. 또 전자감독제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자꾸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지도·감독할 보호관찰관 증원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8년 성폭력범에 한해 도입된 전자발찌는 2009년 미성년자 유괴범, 2010년 살인범과 성폭력범 소급 적용, 지난해 강도범까지 착용 대상자를 확대했다.
이에따라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2008년 대비 12.5배 증가한 1900명 규모이나 이들의 이동 내역을 24시간 365일 파악하고 지도·감독할 보호관찰관은 2.5배 늘어난 119명 수준에 그쳤다. 서울·경기·인천·강원·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관할하는 대전관제센터에 1일 근무인원도 4명에 불과하다.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진권 교수는 “인권적 측면에서도 검토할 사안이나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공구로 전자발찌가 절단되는 것은 보완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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