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캠프 총무국장' 9개월만에 자수 '왜?'

변호인 대동한채 대전지검 출두 불법수당지급 혐의 대체로 인정

권선택 대전시장 선거사무소에서 전화홍보원 불법수당지급에 관여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총무국장 임모씨가 잠적 9개월만에 자수했다.

19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권 시장 선거캠프 총무국장 임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 50분께 대전지검 당직실에 변호인을 대동하고 자수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즉시 임씨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같은날 밤 12시까지 조사를 벌였다.

임씨는 자수할 당시 신분증과 핸드폰 등 자신의 신분을 밝힐만한 소지품 없이 맨몸으로 검찰청에 걸어 들어왔고, 검찰은 지문 대조를 통해 임씨의 신분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는 검찰조사에서 도주 경위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관련 혐의는 대체로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씨가 자수한 다음 날인 19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임씨의 관련 혐의 외에도 도주 과정에서 누가 도와줬는지 조력자 등에서도 집중조사 중이다.

임씨는 지난해 8월 권 시장 선거캠프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된 직후 선거팀장 김모씨와 함께 모습을 감췄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잠적한 임씨가 18일 저녁 스스로 검찰청에 들어와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돼 있어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임씨가 전화홍보원 불법 수당지급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캠프 측이 사지도 않은 컴퓨터 등을 사는 데 돈을 지출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수당을 마련했는데, 이 수당이 임씨를 통해 전화홍보원에게 지급됐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자수한 총무국장 임씨가 진행 중인 권 시장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권 시장 변호인 측은 회계책임자의 혐의에 대해 임씨의 유리한 증언에 기대를 걸고, 검찰은 회계책임자의 무죄 부분에 대해 임씨를 통해 입증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씨의 증인 채택 여부는 20일 열리는 권 시장 항소심 재판 때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에선 증인 3명이 법정에 출석해 회계책임자와 김종학 전 대전시 경제특보 관련 혐의를 놓고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