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규진 |
윤규진은 지난달 11일 어깨 통증을 호소해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 달 넘도록 재활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불펜피칭으로 40개를 던졌고, 이제 80개 정도까지 던질 수 있는 등 컨디션은 거의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게 마무리 투수의 한 경기당 한계 투구수는 30개~40개 정도다. 현재 80개 정도의 투구를 할 수 있다면 당장 불러들여 마운드에 세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김성근 감독은 100개는 던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다. 언뜻 김 감독의 이런 방침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한화의 상황을 자세히 뜯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마무리 투수의 투구수가 평균으로 올라왔다고 불러들이는 것은 한화의 팀 사정을 볼 때 '코 앞의 상황'만 보는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선발이 약한 만큼 한 경기에서 평균 이상의 많은 투구를 해야 하거나 연투를 해야 하는 상황도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윤규진이 어려운 상황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어깨 등 컨디션을 가지고 돌아오길 김 감독은 바라고 있다.
물론, 당장 선발 투수들이 눈에 띄게 부진해 불펜 투수들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렵게 경기를 치르고 있고, '믿을맨' 권혁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보니 한화에게 마무리 투수 복귀는 간절하다.
김 감독도 윤규진의 빠른 복귀를 누구보다 원하지만, 이참에 확실하게 준비시켜 마운드에 올리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김 감독의 이런 마인드는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 당시 투수들은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기 위해 150개는 넘기는 투구를 수시로 했다.
선발의 부진 속에서도 불펜 투수들이 많은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킬 수 있는 힘도 이렇게 길러졌다.
윤규진은 조만간 투구수 100개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마운드에 오르진 않는다. 일단 투구수 100개를 안정적으로 던지게 되면 2군 실전에 투입돼 기량 점검을 한 뒤에야 1군에 합류한다.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늦어도 다음달 중순이면 마운드에 오른 윤규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규진까지 복귀하면 한화의 불펜은 큰 힘을 얻어 여름 경기에서 선전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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