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이 현대백화점이 추진하는 유성구 용산동 아웃렛 관련 모든 행정절차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아웃렛 입점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 시비와 함께 목적을 두고 일사천리로 행정을 진행한다는 등의 의혹들이 있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며 “행정절차를 중지하고 관련 의혹들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권 시장의 발언은 그동안 논란이 된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및 용도변경에 대한 관련 법 해석 등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용산동 아웃렛 조성사업은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부문을 대전시가 얼마나 명확하게 해결하는 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흥덕산업이 대덕테크노밸리 내 9만9690.9㎡(3만여 평, 용산동 579·608번지)의 땅을 분양받은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 흥덕산업은 관광휴양시설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3.3㎡당 220만원에 분양받으면서 객실 1500여 개의 50층 호텔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로 인해 2010년 시에 주상복합 등 주거시설로 개발할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대덕테크노밸리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에 따라 용도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후 흥덕산업은 지난해 8월 13일 해당 부지의 지정용도(숙박시설, 관광휴양시설, 판매시설(소매시장에 한함), 문화 및 집회시설, 방송통신신시설 중 방송국) 내에서 세부개발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아웃렛 건립을 위한 세부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문제는 이 때까지만 해도 소상공인 문제 등 아웃렛 조성에 부정적이었던 대전시가 11월 18일 땅의 소유권이 흥덕산업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변경되자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는 점이다.
대전시는 땅의 소유권이 현대백화점으로 넘어가자 아웃렛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 지난 6일에는 지난 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주민공람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강철식 대전시 과학문화산업본부장은 기자실을 찾아 “주민공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현대 측에서 조치계획서를 접수하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칠 것”이라고 사실상 큰 문제가 없으면 아웃렛 입점은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
대전시가 똑같은 아웃렛 조성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땅의 소유권이 흥덕산업에서 현대로 변경되자 태도를 바꿨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애매한 법 조항 해석 논란=대전시는 관광휴양시설로 지정된 부지에 아웃렛 입점이 가능한 이유로, 해당 부지의 지정용도 중 판매시설(소매시장에 한함)이 포함돼 있는 부분을 들고 있다.
건축법 시행령 별표1에는 소매시장에 대해 '유통산업발전법 2조제3호에 따른 대규모점포, 그밖에 이와 비슷한 것을 말하며,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유통산업발전법 2조제3호에 따르면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 대규모점포 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정용도에 나온 판매시설은 관광호텔 입점에 따른 소규모 판매시설이지, 부지 전체를 아웃렛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시의 해석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현재 아웃렛이 법적으로 대규모점포에 포함이 안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법적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전시는 반대로 법이 개정되기 전에 유치하려고 하는 이상한 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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