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 저 왔어요” 우리나라 최초로 '무기항·무원조·무동력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이 16일 오후 당진 왜목항에 귀항해 어머니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국내 최초 무동력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53)이 211일만에 당진 왜목항으로 귀항했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6번째 기록이다.
지난 16일 오후 3시께 도착한 김 선장은 가장 먼저 가족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지난해 10월19일 본인 소유의 '아라파니호'를 타고 당진시 석문면 왜목항을 출발한 김 선장은 바람을 이용해 움직이는 세일링 요트를 타고 적도를 지나 피지, 칠레 케이프 혼,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등을 거쳐 돌아오는 4만1900㎞의 바닷길을 홀로 항해했다. 김 선장은 무동력 세계일주 조건 6가지를 모두 충족하면서 공식 기록을 인정받았다. 공식 조건은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무기항), 다른 배의 도움 없이(무원조), 홀로 요트 한 척으로(단독) 적도를 2회 이상 지나고 모든 경로를 한쪽으로 통과해야 하며, 항해거리가 4만㎞ 이상이 돼야 한다.
이번 항해에 쓰인 요트는 길이 13m에 9t급이다. 동력은 있지만 엔진을 봉인한 채 바람만 이용했다.
배가 두 차례 뒤집히고, 요트의 잦은 고장과 수십m에 달하는 거대한 유빙 등을 경험한 김 선장은 죽음의 공포를 수도 없이 이겨냈다.
충북 청주 출신의 김 선장은 탐험가 겸 프리랜서 PD다. 세계 곳곳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일본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다큐멘터리 등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1990년에는 5800㎞ 상당의 중국 양쯔강 탐사 프로그램을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선장은 2010년 크로아티아에서 출발해 2만여㎞를 항해해 한국에 입국한 경력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카리프에서 2만6000㎞를 지나 한국으로 입항하기도 했다.
김 선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에 관련된 불안감과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희망항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면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게는 “함께 마음아파 했다. 살아있는 가족들이 굉장히 마음 아프겠지만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하늘로 간 자녀들의 희망”이라고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진=박승군ㆍ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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