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측이 추진하는 유성구 용산동 아웃렛 조성사업과 관련, 해당 자치구인 유성구가 대전시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용산동 아웃렛 조성사업은 대전시의 애매한 법 조항 해석으로 '특혜 시비' 논란이 일고 있지만, 유성구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발표는 커녕, 찬·반측 주민을 의식해 관망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전시와 유성구에 따르면 시는 현재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한 주민공람 의견을 정리하는 등 사업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는 의견 전달 이후 사업자가 주민들의 의견에 대한 조치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검토해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 상정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유성구는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건축허가 및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허가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시는 그동안 아웃렛 입점과 관련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애매한 법 조항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등 사실상 승인을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유성구가 관내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골치아픈 일에서 빠지려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허태정 구청장은 해당 사업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허 구청장은 사업을 찬성하면 반대측 주민의 항의가 발생하고, 반대하면 찬성측 주민의 항의가 발생해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가 당초 마련한 지구단위계획 마저 무시하면서 꼼수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은 시가 사업승인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해도 자치구의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경실련 관계자는 “아무리 시가 사업승인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해도 구의 의견은 내놔야 한다”며 “의견을 내놔야 시도 이를 반영해 행정을 추진하는데, 뒤로 빠지려는 모습만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아웃렛 조성사업과 관련한) 지구단위계획 권한은 대전시장이 갖고 있다”며 “우리가 반대한다 해도 대전시가 한다고 하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성구 관계자는 “앞서 시에서 구의 의견을 물었을 때 대전시에서 운영중인 3차 대규모점포 관리계획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대해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며 “현대가 추진하는 것은 아웃렛이기 때문에 사실상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건 제한하겠지만 가능한 것까지 나서서 반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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