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가 무보수성이라고는 하지만 보람을 느끼게 하는 가치가 주어진다”고 말한 홍 처장은 “진갑 나이가 되도록 매일 시청 16층 자원봉사연합회 사무실을 15년동안 다닐 수 있을 만큼 건강한 것도 감사하고, 나눔과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향이 경기도 용인인 홍현자 사무처장은 부여군 규암면 출신인 남편이 용인에서 보안부대 군 생활할때 언니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이후 남편이 진주에서 건설회사 현장 소장일을 하게 되면서 진주로 이사갔는데 사투리가 심해 의사소통도 안되고 낯선 타향에서 외롭기도 해서 남편 직장 동료 부인의 권유에 따라 사람을 사귈 목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홍 처장은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와 같이 동사무소 자원봉사도 하고 노인요양시설 양로원에 가서 빨래도 해드리고 청소도 해드리고 말벗도 되어드렸다”고 말했다. 아들들이 대전권 대학을 진학하면서 대전으로 이사 오게 된 홍 처장은 “진주에서 10여년 넘게 자원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자원봉사가 자연스레 몸에 익어 2000년부터 대전시청 행정도우미로 시청 2층 민원봉사실에서 여권 대필 등 안내팀 팀장으로 일했고, 전국을 다니면서 벤치마킹해 행복매장을 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홍 처장은 “2005년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창립멤버가 된 후 자원봉사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자원봉사 회원들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행정적 업무로 도울 수 있는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홍 처장은 “15년전 이맘때 중도일보에 시행정도우미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인터뷰가 실린 적 있다”며 중도일보와의 소중한 인연을 이야기했다.
처음 대전자원봉사연합회가 발족할 2005년 6월 당시 대전시내 5개구 통털어 6만명이던 대전자원봉사연합회원은 현재 행자부 소관 전국시스템인 자원봉사연합회 가입 사이트 1365에 등록된 인원만 36만명이다. 대전인구의 3분의 1이 자원봉사자인 셈이다. 이 숫자는 인구대비 울산에 이어 전국 2위에 이른다고 했다.
“자원봉사활동을 할때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힘든게 아니더군요. 15년동안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았습니다.”
홍 처장은 “대전자원봉사연합회가 운영하는 선화동의 무료급식소인 행복한 집에서 회원들이 돌아가며 선화동 주변 독거노인분들께 극진히 점심식사를 대접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 처장은 “자원봉사의 큰 소득중 하나는 여러 사람들을 대하면서 매끄러운 인간관계와 올바른 처신법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됐지만 늘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갱년기도 모르게 지나갈 정도로 건강한 점이 참 감사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홍 처장은 “대전자원봉사연합회원들 400여명이 오는 12일엔 시청 근처에서 클린데이 행사를 할 예정”이라며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에 술집들이 많은데 이 곳 도로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16일에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에서 엔지오축제에 참여해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내달 4일엔 연중행사인 현충원 묘비닦기 자원봉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처장은 “대전자원봉사연합회가 지난 10년동안 줄기차게 봉사활동을 해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하다”며 “이제 제가 살고 있는 향촌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가족봉사단 모집공고를 내서 선착순 15가족을 우선 대전의 가족봉사단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소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좋은 취지인만큼 가족봉사단이 대전 전 지역에 널리 확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그녀가 다니는 사찰의 불교합창단원이기도 한 홍 처장은 “내가 조금 손해보더라도 남이 이로울 수 있도록 돕고, 빨리 가려거든 혼자 가고, 멀리 가려거든 같이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 '우분트'처럼, 또 법정 스님의 책 '맑고 향기롭게'처럼 살아가는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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