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태권도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줬어요.”
올해 초 대전시체육회 여자태권도 실업팀으로 둥지를 든 김희지(22·사진)는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어엿한 실업팀 선수가 된 김희지에게 대전은 낯설기만 하지만 '태권도 선수'로서 올해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학생 신분으로 지낼 때는 많은 보살핌을 받았지만 이제 성인으로서 자신의 태권도 인생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부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태권도장을 처음 갔던 그는 태권도가 너무 재미있어 푹 빠졌고, 이를 눈여겨보던 관장이 엘리트 선수를 권유해 5학년 때부터 '태권도인'의 길에 들어섰다.
어려움도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전지훈련을 가서 스파링을 하던 중 왼쪽 눈 주변 골절상을 입었다. 다행히 실명까지 가진 않았지만 어린 마음에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음을 잡고 다시 태권도에 열중했다. 커 가면서 일반 학생들이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늘 부러웠지만 태권도의 끈을 놓지 않았고, 실업팀 선수까지 하게 됐다.
사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김희지는 그다지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자신은 소질이 없나 하는 생각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 및 준우승 등을 잇따라 거머쥐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1년 조선대 태권도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협회장기와 국방부대회, 세계대학선수권선발전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꾸준히 입상하며 좋은 기량을 발휘했다.
길죽한 다리를 들어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상단 커트 발차기가 주특기인 김희지는 지난해 제95회 전국체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얼마 전에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1차 선발전을 통과하기도 했다.
김희지는 “대전으로 올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대전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열심히 운동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중에 체육교사나 지도자가 돼서 후배들에게 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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