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드로 모든 마일리지를 통합? 100억대 유사수신 덜미

'마일리지 자동 통합시스템 개발' 속여… 전국 70곳서 피해자 2800여명 달해

카드를 결제할 때마다 만들어지는 마일리지가 한 곳에 모이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속여 2800여명에게서 100억원대 투자를 받고 다단계 형태의 유사수신행위를 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사기)과 유사수신 혐의로 대전에 본사를 둔 모 기업 대표 송모(6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영업이사 조모(56)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대전 서구 괴정동에 모 주식회사 사무실을 차리고 전국 70곳에 가맹점 형태의 투자모집처를 마련해 전국 단위로 대규모 허위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신용카드부터 체크카드, 전국교통카드 등 본인이 결제에 카드를 사용해 만들어진 마일리지를 한 곳에 자동으로 적립되는 '통합시스템 콘텐츠(IIMS)'가 곧 개발된다고 속여 투자할 것을 재촉했다.

프로그램 개발이 4월 중 완료되면 특허권도 갖게 돼 투자자는 본인 뿐만 아니라 후손 3대까지 배당금을 승계할 수 있다고 속여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밝힌 프로그램은 실체가 없고 개발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국 가맹점에서는 4000만원을 투자한 7등급 회원이 되면 매월 1500만원에서 최고 1억5000만원씩 평생배당금을 지급한다고 속여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최저 88만원부터 최고 1억원까지 받아냈다.

특히, 이들은 투자자마다 배당금이 올라가는 것처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허위정보를 전달했고, 일부에게는 수백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렇게 전국 70개 가맹점에서 2800여명이 실체 없는 개발프로그램에 109억3000만원의 사기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해자는 주변 지인들에게 가입과 투자를 유도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둔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지인을 끌어와 투자를 유도하면 배당금을 높여 주고 등급을 나누는 등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됐다”며 “실체가 없는 개발계획으로 한 투자사기와 다른 투자자가 낸 돈으로 일부에게 배당금으로 주는 불법 유사수신행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