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당초 설정했던 내년 총선에서의 전향적인 충청 민심 지지의 기대가 틀어졌고 되레 대선 자금 문제로 비화되며 반정부·여당 기류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당 관계자들은 파문이 어디까지 번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역 의원을 비롯, 당원들 사이에서는 총선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운 만큼, 이 사태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
당장, 의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가급적 말을 아끼고 있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정치권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식의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 잇단 충청권 의원들 간 모임에서도 사태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파문으로 인해 지역 여론이 자당에 좋지 못한 형국이라는 게 주된 얘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도당들 역시 대외적 행사보단 내부 단속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당운의 향배가 걸린 총선이 1년이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만큼 새누리당으로서는 중대 위기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A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파문으로 인해 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왜곡된 시선으로 비춰질까 우려해 대외 행사 등을 자제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부정키 어렵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 사태가 충청권 전체 입지의 축소로 비화돼, 지역 홀대론으로 이어져서는 절대 안된다는 위기 의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나친 비약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호남총리론 주장 논란 당시 불거졌던 영·호남 패권주의에 대한 소외감 표출 등 지역민의 감정을 고려할 경우, 지역 정당의 재촉발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점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는 영·호남 패권주의에 따른 소외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번 사태가 왜 충청인 간에 상잔으로 비춰졌는가에 대한 의문, 이 총리의 중도 사의 표명에 대한 실망감, 지역 입지 축소 등에 지역 정당이 재출몰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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