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리그 초반부터 선전하고 있는 한화이글스는 우천 순연되면서 내심 반가우면서도 부담감도 없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프로야구는 지난 20일까지 총 100경기가 예정됐지만 이 중 17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지난 19일 NC다이노스 전 등 4경기가 취소된 한화이글스를 비롯해 SK와이번스, 두산베어스, NC다이노스 등 4개 구단은 4경기씩, 나머지 팀들은 각각 3경기씩 취소됐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 10구단 체제로 운영된 올 시즌 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해(128경기)에 비해 16경기가 늘어 경기 일정이 더 빡빡해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완연한 봄과 함께 각 구장 관중석이 만원 사례 속에 후끈 달아올라야 하지만, 자칫 썰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최근 몇 경기를 보면 관중이 기대만큼 들지 않고 있다.
주말에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경기 개시전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강행하지만 관중석은 썰렁하고, 선수들도 경기를 뛰는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개막전 올시즌 목표 관중수를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수(2012년 715만61557명)를 크게 뛰어넘는 836만2000명으로 발표했는데 우천 순연이 초반부터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반가운 봄비는 프로야구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지만 한화이글스 입장에선 내심 반가울 수 있다.
물론, 경기가 계속 연기되면서 빡빡할 일정 속에 힘든 측면도 있지만, 주력이 상당수 이탈한 상황에서 선전하고 있어 이들이 복귀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번다면 가을 야구에 대한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낮 현재까지 한화는 우천 순연된 4경기를 제외한 16경기에서 8승 8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 고지를 밟았고, 순위도 NC와 공동 5위에 랭크돼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주력이 부상 등으로 빠진 상황에서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연상케 할 정도로 끈기 있게 하면서 만든 성적이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베테랑 포수 조인성과 부동의 주전 2루수 정근우, 한화 내야의 터줏대감인 한상훈, 외야 용병타자 나이저 모건 등이 조만간 복귀할 가능성이 있어 한화로선 한 경기라도 더 주력들이 합류해 치르는 게 유리하다.
턱 부상으로 치료를 받은 뒤 재활 중인 정근우, 올 시즌 아직 합류하지 못한 한상훈은 21일 2군 경기에 엔트리로 출전하고, 종아리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재활 중인 조인성도 몸 상태가 거의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로 올리려던 이태양이 올 시즌 사실상 이탈한 것은 아쉽지만, 주력 대부분이 합류해 한 경기라도 더 뛴다면 한화 입장에선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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