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김경언, 한화 비상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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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만성' 김경언, 한화 비상 이끈다

팀 1호 홈런 등 10여년 무명생활 끝 만개

  • 승인 2015-04-14 18:02
  • 신문게재 2015-04-15 8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 김경언
▲ 김경언
지난 12일 한화이글스 김경언(33)은 시즌 2번째 홈런을 때렸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진 롯데자이언츠와의 원정전에서 팀이 1-15로 크게 뒤진 6회초 1사 상황에서 롯데 선발 조시 리드블롬의 공을 받아친 비거리 115m짜리 홈런이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대패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각인시킨 홈런이었다.

김경언이 한화에서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다. 프로 입문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였지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면서 팀 내 입지를 확실히 키우고, 또 굳히고 있다.

김경언은 2001년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전신) 2차 2라운드(전체 15순위)로 입단했다. 2009년까지 KIA에서 뛰면서 9시즌 동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3년 125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329타수 85안타) 4홈런 46타점을 기록한 게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2010년에 한화로 트레이드됐지만 장성호를 한화로 보내는 과정에서 팀을 옮겼을 뿐 여전히 백업 외야수 신세를 면치 못했고, 시즌 평균 80경기 정도 출전해 2할5푼 정도의 타율을 기록하는 정도였다. 프로야구 초창기였다면 이미 오래 전에 그라운드를 떠날 가능성이 큰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고 묵묵히 기다리던 김경언은 서른살을 넘기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당당히 보여주고 있다.

2013년 70경기에서 타율 2할7푼6리로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지난해에는 8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3리(300타수 94안타) 8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원구단 한화와 3년 총액 8억5000만원에 재계약했고,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팀 전력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 2홈런을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을 채운 한화 타자 중 타율이 가장 높고, 그만큼 출루율도 높다. 올 시즌 팀 1호 홈런을 날리는 등 장타율도 팀에서 가장 높다.

김성근 감독은 김경언의 올 시즌 가능성에 대해 이미 언급한 적이 있다. 지난 1월 고치 스프링캠프 당시 “자기만의 타법이 있다. 3할의 감각을 계속 살려 3번을 맡아주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언은 단점으로 지적되는 수비에서도 아직까지 뛰어나진 않아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잔부상 없이 꾸준히 그라운드에 나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한화 관계자는 “김경언은 묵묵히 성실하고 진지하게 기다리고 노력했다.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자신의 야구 인생을 뒤늦게 꽃피우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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