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학교에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정부는 1면 1교 원칙만 고수하며 비정상적 수업방식의 해결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
12일 충남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도내에는 37곳의 학교에서 복식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본교가 23곳, 분교장이 14곳이다.
이들 학교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이나 1, 2학년과 3, 4학년, 또 5, 6학년 등으로 나눠 한 반에 몰아넣고 동시에 한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교사 업무가 과중되고, 학생 중 한 쪽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교사는 2개 학년 이상의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정해진 수업시간에 5학년도 가르치고 6학년도 가르치다보면 균형 잡기 힘들 때도 있다.
그런데 자칫 세심한 수업이 준비되지 않으면 학생이 피해를 본다.
예를 들어 수학과목의 경우 5, 6학년이 동시에 수업받는데, 6학년을 가르칠 때는 5학년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의욕을 잃게 된다.
반대로 5학년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면, 6학년은 자신들의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다른 과목에서도 이런 문제점은 발견된다. 복식학급 담당교사들이 철저한 계획과 시간할당으로 수업을 이끌고 가야하는 이유다.
이렇게 시골학교 수업은 비정상적이지만, 정부는 탁상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교육부는 행정구역 1개 면에 1개 학교만 있는 경우, 학생이 소수여도 합반하지 않고 교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학생수가 더 많거나 같아도 1개 면에 2개 이상의 학교가 있는 경우에는 교사 배치에 대해 지원을 하지 않는다.
때문에 1면 1교 초과 지역에서는 교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고, 이는 합반수업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서천 문산초는 학생과 교직원 수가 12명으로 같은 반면, 예산 조림초는 학생 24명에 교직원은 4명뿐이다.
해결방법은 교육부 차원에서 1면 1교를 초과해도 필요 시 교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정원을 늘리는 것이다.
동시에 시골학교 살리기 정책을 추진해 학생 수를 늘려 덩달아 교사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주변 읍·면·동 학생이나 정원이 넘치는 학교 학생이 원할 경우 시골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수백명의 학생으로 시끌벅적한 학교보다 조용한 시골학교를 선호하는 학생과 학부모도 많다.
실제 서천 시초초는 특성화 프로그램과 통학버스 운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성화 프로그램은 영어 특성화, 체험학습 활성화 등이다.
시초초는 이런 정책으로 학생수가 30여명에서 50여명으로 늘었고, 도내에는 시초초 외 10여개 학교가 시골학교 살리기에 성공했다.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일각에선 시골학교를 없애는 방법으로 합반수업을 해결하려고만 하는데, 장점을 살리고 특성화 한다면 시골학교의 경쟁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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