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취소 더 어려워져…갈등 골 깊어지나

교육부 평가기준 또 완화… 교육청과 갈등 재현 우려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평가 기준을 완화했다.

지난 해 장관의 동의 없이는 지정 취소를 못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바꾼데 이어 자사고 지정 취소의 요건을 더 까다롭게 만든 것으로 나타나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간의 갈등이 또 다시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비례)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평가지표 표준안'에 따르면 교육청이 교육부 표준안을 합리적인 근거없이 변경하거나 중립적인 평가단 구성을 하지 않을 경우 교육청이 자사고를 지정 취소해도 부동의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결국 평가지표 변경의 합리적 근거와 중립적인 평가단 구성 기준은 교육부가 판단하기 때문에 교육청의 자치사무 영역까지 교육부가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입학전형 운영의 적정성' 지표의 경우 감사건수 기준을 '감사에서 3건 초과'(최하등급 기준)에서 '종합감사 1회당 평균 10건 이상'으로 완화시켰다.

교육과정상 자사고는 기초교과 편성 비율을 '50% 미만'을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평가지표에는 지난 해와 동일하게 '50% 미만'을 최상등급으로 부여하고, '50% 이상 60% 미만', '60% 이상' 등 세 등급으로 나누던 것에서 '50% 이상 54% 미만', '54% 이상 58% 미만',' 58% 이상 62% 미만',' 62% 이상' 등 5가지 등급으로 세분화 했다. 이 지표는 지난 해 평가 당시 대부분의 자사고가 낮은 등급을 받은 지표다.

올해 전국적으로 자사고 21곳의 지난 2011년 이후 지난 해까지의 운영 성과를 평가해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며 대전의 경우 대전 대성고와 서대전여고 등이 재평가 대상이다.

교육부가 자사고 평가 기준을 완화했지만 이번 평가안에 대해 시·도 교육청이 그대로 따를지는 미지수다.

작년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와 자사고 지정 취소를 놓고 갈등을 빚자 교육부는 지난 연말 자사고·특목고·국제중 등의 지정취소때 '장관 동의'를 받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바꾸는 등 지역 교육청과 한차례 힘겨루기를 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