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서 승리한 후 김성근 감독이 모자를 벗어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DB] |
야신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혹독한 겨울을 보낸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확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개막전부터 선전하고 있다.
마운드와 수비, 타격, 주루플레이까지 지난해보다 한층 나은 모습을 보여주며 지난해 준우승을 했던 강팀 넥센히어로즈와 대등한 경기를 벌이는 한화를 보면서 팬들의 기대감이 한껏 커지고 있다.
넥센과의 2연전은 한화의 달라진 모습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스탠딩 야구'라는 말까지 들었던 한화지만 이를 불식시키듯 주루와 수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팀 도루는 70개로 9개 구단 중 8위였지만 28일 개막전에서만 4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기동력이 좋아졌다.
한화의 스피드한 경기는 '4번 타자 김태균도 뛰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29일 경기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나간 김태균은 후속 타자 김회성 때 히트앤런 작전이 나오자 2루까지 달렸다. 비록 파울이 됐지만 한화의 달라진 주루플레이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김태균은 또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어느 정도 리드폭을 가져가며 수차례 뛰는 포즈를 취했고, 넥센 포수 김재현이 1루수 박병호에게 견제구까지 던졌다. 이 과정에서 박병호가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고, 2루주자 이용규는 3루까지 달렸다.
실책도 없었다. 28일과 29일 유격수 권용관이 실수를 했지만 쉬운 타구를 놓친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김성근 감독이 끊임없이 강조한 수비력 향상을 위해 비지땀을 흘린 결과로 볼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의 전매특허인 '벌떼 마운드'도 제대로 가동되는 모습이다. 수비와 함께 공을 들인 마운드가 어느 정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개막전 선발 탈보트는 6이닝 5피안타 5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 다소 많았던 게 아쉽지만 위기관리능력은 인정받았다.
넥센과 2차전에 선발로 나선 송은범은 4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안영명과 권혁, 송창식, 박정진, 윤규진 등 필승조까지 연이어 마운드에 오르며 5이닝 동안 넥센의 타선을 단 1점을 묶으면서 시즌 첫 승을 가져왔다.
한화는 31일부터 올 시즌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두산베어스를 상대로 홈 3연전을 갖고,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 LG와 맞붙는다. 4월 14일부터는 삼성과 NC, LG, SK 등을 잇따라 상대해야 한다.
초반 대진운이 그리 좋지 않아 김성근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한화의 경기력을 지켜보는 팬들은 한화가 '만년 꼴찌' 탈출을 넘어 강팀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행복한 기대를 가질 법 하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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