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의 매력에 흠뻑 빠져 '차(茶) 전도사'를 자처하는 아줌마가 있다. 최여진(53·사진)씨다. 대전 서구 월평동에 여진 홍차·전통차교육원을 열어놓고 지역주민들에게 차를 알리고 있는 열혈 아줌마다.
자매를 두고 있는 최 씨가 차를 접한 것은 결혼 뒤 30대 후반때다. 차 공부를 하고 있던 친언니가 차를 배워보라는 권유로 시작됐다.
뭔가 하나에 꽃히면 열심인 성격이다 보니 최 씨는 늦깎이 학생으로 원광디지털대학 차문화 경영학과에 입학해 차를 학문적으로 접근했다. 어린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3년전 이 대학을 당당히 졸업했다.
배움에 대한 끊임없는 목마름은 그를 대학원 진학으로 이끌었다. 국내 최고 수준인 성균관대 대학원 예절다도학과에 입학해 현재 4학기째다. 5학기를 채우면 석사논문을 준비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 '내나이가 어때서'라고 외치 듯 배움의 열정이 뜨겁다.
그는 아줌마 학생 신분이면서도 차를 전파하고 있는 차 강사로 유명하다.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 자격증을 갖춘 최 씨는 현재 대전시민대학에서 홍차와 전통다례 수업을 하고 있다.
월평동 교육원에선 차를 심층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다구세트와 전통도자기 등을 구비해 놓았다. 특히 동양의 전통찻잔을 비롯해 영국와 독일, 이탈리아 등 서양의 유명 찻잔도 마련해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대전은 차의 불모지입니다. 차배우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시민들의 우려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다구세트만 있으면 큰 비용부담이 없습니다.”
최 원장은 자신이 다구세트를 많이 구비해 놓은 것도 시민들이 부담없이 올바른 차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청소년 인성함양을 위해 다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린이들에게 다도를 가르치면 인성이 좋아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어른들도 술을 마시면 싸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차를 음미하면 소통이 가능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죠.”
커피문화 확산에 비해 차 인기가 시들한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앞으로는 홍차 문화가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차를 제대로 알려 차문화가 융성하도록 힘쓰겠다”면서 “시댁이 있는 하소동에 향후 교육장과 차샵 공간을 마련해 시민들이 차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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