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시장 항소심 재판부, 선거범죄 과거 판결 살펴보니…

선처 vs 엄벌 엇갈려… 기수 차이 큰 일반합의부로 '재판결과 영향 주나' 촉각

권선택 대전시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확정된 가운데 기존에 어떤 판결을 했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재판부의 판결 성향에 따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권 시장의 혐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다.

29일 대전고법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선거범죄 전담재판부를 제1형사부에서 제7형사부로 변경했다. 일단 두 재판부가 항소심 재판부라는 점은 같지만, 차이점은 있다. 한쪽은 대등재판부이고, 다른 한쪽은 일반합의부라는 것이다.

제1형사부는 부장판사 3명이 합의하는 구조인 대등재판부이고, 제7형사부는 부장판사 1명에 배석판사가 2명으로 구성된 일반합의부다.

따라서 대등재판부는 법관 사이의 기수 차이가 적어 대등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수 차이가 큰 일반합의부는 재판장의 독단적인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단점이 상존한다.

실제로 제7형사부는 유상재(52·사법연수원 21기) 부장판사와 강길연(41·여·연수원 31기) 판사, 최해일(44·연수원 32기) 판사로 구성돼 있는데, 재판장과 배석판사의 기수 차가 10기수 이상이다.

유 부장판사는 부산 혜광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1기로 법조계 입문한 뒤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과 다수의 선거범죄 사건에 대한 재판 경력을 갖고 있다.

우선 수원지법 형사11부 부장판사 시절 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징계유보가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무죄 판결을 결정했다. 이후 김 전 교육감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선출직 단체장의 선거범죄 행위에 대해 선처하기도 했다.

유 부장판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허위 재산신고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기소된 김진춘 전 경기교육감에 대해 벌금 80만원의 당선유지형을 선고했으며, 유권자에게 초청장을 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욱 전 오산시장에 대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선거범죄와 비리 행위를 엄벌에 처한 사례도 있다. 유 부장판사는 선거공보물 등에 허위경력을 기재한 혐의로 기소된 채인석 전 화성시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그는 판결문에서 “허위사실 공표는 유권자의 판단을 그르칠 수 있어 엄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건설업자로부터 1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기하 전 오산시장에 대해선 징역 7년과 벌금 1억원, 추징금 2억 30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판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