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에 이어 시의회 의장까지 나서서 '흔들림 없는' 행정을 강조하며 고삐를 죄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4~6월에 몰려 있는 현안을 비롯한 주요 사업들의 성과가 공직사회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시청과 구청, 시의회 등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 시장이 지난 16일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후부터 현재까지 공직사회에는 여전히 충격의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일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모이면 권 시장의 안위(安危)를 놓고 술렁이고 있다.
선고 직후부터 권 시장이 “공직자가 휩쓸리거나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매주 한 차례 하던 현안점검회의를 두 차례로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고, 5개 자치구청장이 권 시장을 방문해 우의를 다지고, 김인식 시의회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공직자의 임무 소홀'에 대해 경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선무효형을 받은 권 시장에 대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판단할 수 있는 건 결국 '일'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항소심 재판 기간인 향후 3개월 동안 집중된 현안사업을 어떻게 풀어가고 어떤 성과를 내는지가 관심사다.
우선, 오는 31일 예정됐던 '지역산업육성 마스터플랜 비전 선포식'은 잠정적으로 5월로 연기됐다. 과학문화산업본부와 경제산업국이 경쟁적으로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과학문화산업본부가 4월을 목표로 준비 중인 '대덕특구 투어'도 두고 볼만하다. 지난해 발표한 대전-대덕특구 상생협력 방안 계획이 줄줄이 불투명한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 시장인 직접 연구기관장들을 만나기 위한 계획이다.
KTX 호남고속철도 정책 후속방안인 소위 '4월 충청권-호남권 광역단체장 7인의 회동'의 성사 여부도 마찬가지다. 단절된 대전과 호남을 다시 잇기 위해 권 시장이 직접 호남권 광역단체장 3인을 만나며 이끌어낸 성과로, 기획관리실이 주도할 회동 일정과 내용은 초미의 관심사다.
4월에 윤곽이 나올 이른바, '충청권 상생협력단지' 조성 사업 역시 주목할만하다. 애초 대전-세종 상생협력 방안 차원에서 논의됐지만, 후보지 논의 과정에서 충남·북까지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타 지자체와의 이견 조율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경제산업국은 일단 대전발전연구원 용역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최대 현안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의 핵심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사업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말 바꾸기와 갑질 논란'으로 시가 여러 차례 곤욕을 치른데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주)신세계 컨소시엄마저 발길이 뜸한 상태다. '대전의 자존심'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부와의 협상 결과는 최대 관심사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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