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충청권 현안에 대한 이해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지역 의원들마저도 현안에 대한 메신저 역할 및 대안 제시에 난맥상을 노출해 되레 기량 미달을 보였다는 여론이다.
▲공부 안하는 당 지도부=26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현장최고위원회의는'예습·복습 안해서 수업에서 버벅대는 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이날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사이언스콤플렉스 조성비 지원 약속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40층짜리 건물 짓겠다던데 사이언스콤플렉스에 무엇을 넣겠다는 것이냐, 무슨 용도냐”고 물었다.
민병주 의원(비례대표)과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의 설명에도 그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건물 용도를 재차 질의한 뒤 “시민들의 과학업무라는 게 와닿지 않기 때문에 자꾸 질문하는 것”이라고 핀잔도 줬다.
같은 충청권 출신인 이인제 최고위원조차도 “사이언스콤플렉스가 무엇인지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
이는 충청권이 지닌 중요성을 안다면 절대 보여줄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특히, 사이언스콤플렉스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 수용 조건의 하나였던 만큼, 미래부의 불성실한 태도가 박근혜 정부의 공약파기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명확한 내용 인지와 책임 이행은 여당으로서 당연한 의무다.
때문에 김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으로서는 지역 현안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책임있는 면모를 보여줬어야했다.
거듭되는 지역 의원들의 설명과 요청이 이어지자 김 대표는 “어쨋든, 미래부가 (지원)약속을 했다고 합니다”면서 “이것은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마지못한 답변을 내놨다.
물론, 최고위에서 김 대표가 옛 충남도청사 이전부지 활용과 국립철도박물관·회덕IC 건설, 대전산단 재생사업에 대한 관심과 이행 노력을 약속했고, 이인제 최고위원이 과학벨트 정상추진과 세종시 등 기능지구에 대한 지원을,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차질없는 과학벨트·사이언스콤플렉스 조성 등을 각각 외쳤지만 구체적 방안없는 구두약속에 불과했다.
그러나 유한식 세종당협위원장이 요청한 행정도시특별법에 규정된 전 부처의 이전 및 서울~세종고속도로 조기 착공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지역 의원들, 역할 미흡=지역 의원들은 회의에서 발언 기회를 통해 여러가지 지역 현안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건의한 사업 대부분이 지난 18대 대선 공약이거나 정부와 전 지도부가 확약한 문제도 일부 포함돼 있었지만,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행하겠다는 약속만 남발됐을 뿐, 진척이 없는 사업도 있다. 달리 말하면, 지역 의원들이 시급 현안들을 당에 전달하는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충청권에 수차례 찾아오지만, 정작 제대로 처리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는 질책과 더불어 의원들의 역할 부재에 여당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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