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금리…집주인도 세입자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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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금리…집주인도 세입자도 속앓이

소유주, 월세전환 매물 넘치자 수요 적어 가격 내리고 '눈치' 임차인, 보증금 인상·이사 부담…울며겨자먹기로 반전세 전환

  • 승인 2015-03-26 18:26
  • 신문게재 2015-03-27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기준금리 인하로 각종 예금금리가 1%대로 접어들면서 아파트 소유주와 세입자 모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돈 안 되는 전세를 피해 월세로 전환해도 수요가 충분치 않아 소유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으며 최대한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입자들은 반전세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했으며 이에 맞춰 은행권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아파트 소유주들의 관심사는 전세 아파트의 월세 전환이다. 이미 지역에서도 상당수 월세로 전환된 아파트단지가 나타나면서 매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월세로 소유주들의 시선이 쏠린다.

실제 소형 평형규모가 대부분인 서구 둔산동의 한가람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월세 아파트 중 60~70%가 월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평형대 중반규모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1억8500만원 수준이며 전세 보증금은 1억3000만원 정도이다. 이를 월세로 전환하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금 60만원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아파트 단지에 월세 아파트로 전환하는 매물이 넘쳐나 월세금을 5만원가량 낮춰야 하는 실정이어서 집주인들은 시장상황을 세심하게 살펴보는 눈치다.

세입자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세 아파트 소유주들이 월세 전환을 희망하는 탓에 전세 계약만료일을 앞두고 시한부 선고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서구 만년동 강변 아파트 20평형대 중후반 아파트의 한 집주인은 매매가격이 2억원인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1억5000만원에서 일부 인상할 계획이지만 세입자의 부탁에 보증금을 1억원 가량 받고 월세를 일부 줄여받는 형태로 협의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전세아파트를 구해야 하는 부담을 덜 뿐더러 이사 비용 등 부대비용을 우선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전세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이 세입자는 “전세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성화에 못이겨 반전세로 계약하게 됐다”며 “그러나 사실 반전세는 저렴한 월세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전세 세입자에게는 똑같은 월세로 보일 수 밖에 없어 그동안 기피해왔던 게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도 금리 인하 영향에 맞춰 추후 세입계약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전국 공인중개사 375명(수도권 191명, 지방 1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부동산시장 예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집주인들의 반전세로의 전환 예상이 48.8%로 가장 높았다. 보증부월세 전환 38.1%, 가격상승을 기대한 처분 8.5%, 전세거래 유지 4.3%, 기타 0.3%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향후 월세가격에 대해서는 월세 전환 매물 증가로 월세가격 하락 예상이 48.3%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금리 인하 이전 수준 유지 26.4%,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월세가격 상승 23.5% 순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세종시의 빨대 현상으로 충청권지역 내 전세값이 수도권처럼 급상승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금리 인하 영향을 받아 전세로 금융이자 수익을 높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아파트 계약 방식을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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