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기관 가족 주민번호까지…미래부 개인정보 요구, 왜?

미래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직원뿐 아니라 가족들의 주민등록번호 제출을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출연연은 이미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전국공공연구노조는 성명을 내고 최양희 장관 고발 등 강력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26일 전국공공연구노조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 13일 산하 25개 출연연에 대한 기술이전 및 기술료 징수, 배분실태 등에 대해 감사를 하면서 5만여 명에 달하는 직원과 직계가족의 이름 및 주민등록번호 제출을 18일까지 요구했다.

직원 1만5000여 명과 가족 3만5000여명 등 5만여 명에 이르는 개인정보를 공문 몇 장으로 손에 넣으려는 것은 불법적 행위라는 비판이다. 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부 출연연은 임직원 1200여 명과 가족 3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 감사반은 관련법에 따라 자체감사에 관한 사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자료를 처리할 수 있다는 근거를 내세우며 합법적 절차라는 입장이다.

다만, 논란의 소지가 있어 가족의 개인정보 수집을 중단했고, 이미 수집된 자료도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사측이 조합원과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당시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점은 불법성이 명백하다”며 “정보유출책임자와 제공받은자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