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대박나도 걱정… 이유를 보니

  • 경제/과학
  • 금융/증권

'안심전환대출' 대박나도 걱정… 이유를 보니

이틀만에 9조원 소진 '가계부채 구조개선' 도움 은행은 수익감소 우려… 금융사기 악용도 잇따라

  • 승인 2015-03-26 18:20
  • 신문게재 2015-03-27 4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안심전환대출이원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은행들은 울상이다.

가계부채 구조개선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은행들 입장에서는 수익 감소와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안심전환대출을 빙자한 대출사기가 발생하는 등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틀 동안 총 9조원 가량의 대출이 이뤄지면서 기존 예상액 5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 안으로 총 한도 20조원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금융위는 예상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인기가 높아질수록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질 않아 시중은행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저금리로 수익 악화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기존 대출자들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 각 지점에서 기존 대출 영업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안심전환대출 비대상자들의 경우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라도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중은행들은 현재 업무 과부화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안심전환대출 상담이나 대출 접수로 인해 타 업무에 제약을 받는 것은 물론 업무 처리에 따른 퇴근 시간도 평소보다 늦어지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원리금 균등상환식이어서 서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서민 상당수는 원리금 상환 능력이 떨어져 안심전환대출 이용을 생각하지도 못한다”며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어 실제 서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2금융권 이용 고객 등 서민들이 안정적으로 가계부채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추가로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나타냈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에 대한 정부의 혜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변화에 따라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심전환대출 인기에 따른 대출사기도 발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은행을 사칭해 신분증사본 등 민원인에게 대출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안심전환대출과 국민행복기금은 반드시 본인이 금융회사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며 “금융회사, 대출관련 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개인정보, 통장(카드)을 요구하거나 금전을 송금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 한도가 이르면 27일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당분간 추가 판매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