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한가족요양병원 앞에서 주민과 상인들이 장례식장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전 유성 관광특구 내 주거·숙박 중심지에 대규모 장례식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논란이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슬픔에 잠긴 곡소리를 매일 듣게 되거나 긴 운구차량 행렬이 관광 중심거리를 수시로 오가는 상황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24일 오후 2시 대전 유성구 봉명동 주민과 상인 50여명은 유성한가족요양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장례식장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가족요양병원 측이 건물을 새로 지어 개장을 준비한 장례식장은 주민생활과 관광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장례식장은 관광특구 내 지상 10층 규모 신축건축물 중 6·7·8·9층에 2035㎡ 규모로 계획돼 있고, 지하 1층에 안치실과 영결식장이 위치할 예정이다.
지하 주차장이 없어 운구차량은 밖에 노출된 1층에서 유해를 모시고 장지까지 이송해야 한다.
장례식장 예정지 옆에는 모텔 2개와 붙어 있고, 골목 건너 또다른 숙박업소 4개가 더 마주보고 있다.
또 132세대와 149세대 규모의 도시형주택도 장례식장 출입구가 보이거나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상인 강영모(64)씨는 “운구차량이 1층에서 유해를 모시고 장례식장을 떠날 텐데 그때마다 울리는 곡소리는 주변 관광 숙박업소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지역과 상생하는 요양병원이라면 장례식장 계획만큼은 철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장례식장 예정 건물이 폭 8m의 좁은 도로를 주출입구로 사용하고, 주차장 역시 사용에 제약이 많은 기계식 타워주차장이어서 주변 골목에 극심한 혼잡도 우려된다.
이같은 문제가 예상돼 유성구도 지난해 12월 건축물대장상 의료시설을 장례식장으로 변경하려는 요양병원 측의 신청을 불허가했으나, 지난 4일 대전시 행정심판에서 패소했다.
이에따라 요양병원이 의료시설을 목적으로 지은 건축물은 건축물대장상 장례식장으로 24일 바뀌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달 초 장례식장이 개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주민 최상훈(39)씨는 “지금도 한가족요양병원은 주차장이 부족해 주변 골목에 불법주차가 이뤄지는데 기계식 주차장만 갖춘 장례식장이 좁은 골목에 문 열면 주민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가족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실을 확장하기 위해 건물 신축을 준비했으나 장례식장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으로 공공시설로 봐야 한다”며 “1층에 가림막을 세우고 주변 상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송익준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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