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뚫고 벽 부수고 '간큰 절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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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벽 부수고 '간큰 절도범'

병원·금은방 등 55차례 털어…CCTV 앞에선 폐지줍는 척 연기

  • 승인 2015-03-24 18:14
  • 신문게재 2015-03-25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벽을 부수거나 지붕을 뚫는 수법으로 금은방부터 병원 사무실, 고급 아파트를 전문적으로 털어온 30대가 붙잡혔다.

범행 후 발을 저는 것처럼 연기하거나 영상 저장장치까지 떼어가는 방식으로 경찰 CCTV 수사망을 피해왔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24일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빈집과 상가, 금은방을 전문적으로 침입한 김모(36)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아파트 빈집 40곳과 금은방 9곳, 병원 사무실 등 몰래 침입해 55차례에 걸쳐 5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지난해 10월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 새시를 붙잡고 3층 빈집에 들어가 현금과 귀중품 등 1000만원을 훔치는 등 3층 이하 빈집을 노려 집중적으로 절도행각을 벌였다. 또 지난 15일 새벽에는 충남 서천의 한 병원에 침입해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3000만원 든 금고를 휠체어에 싣고 나오기도 했다.

특히, 금은방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큰 망치로 벽을 부수거나 지붕을 뚫는 수법을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대덕구 와동 1층 건물에서는 기와지붕을 걷어낸 후 천정에 구멍을 뚫어 금은방에 침입했고, 지난 2월에는 비례동의 한 금은방 콘크리트벽을 큰 망치로 부수고 침입을 시도했다.

대전과 충남 서천·강경에서 모두 9곳의 금은방이 이같은 방식에 당했다.

김씨는 또 방범용 CCTV에 자신의 모습이 찍힐 것을 예상하고 범행장소 주변에선 다리에 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뒤뚱뒤뚱 걷거나 폐지 줍는 것처럼 행동했다.

병원처럼 내부에 CCTV가 있을 때는 영상 저장장치를 떼어내 부수기도 했다.

김씨가 살던 고시원에서는 2억 상당의 훔친 귀금속 700여점과 현금 2800만원이 발견됐고, 범행에 사용한 큰 망치와 절단기 등이 나왔다.

대덕서 안영임 수사과장은 “CCTV 100여대 300여시간 분량을 정밀분석하고 잠복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며 “2억7000만원 상당 압수한 귀중품은 주인을 찾아주는 피해회복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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