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올해는 힘찬 독수리의 날갯짓을 하며 훨훨 날 수 있을까.”
오는 28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가운데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시범경기에서 야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이글스가 최하위에 랭크돼 올 시즌에 대한 전망이 '기대 반 우려 반'인 분위기다.
여전히 최약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정규 시즌에는 지난해와 확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되섞여 있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팀은 역시 한화이글스다.
▲우려와 기대=한화는 이번 14개의 시범경기 중 우천과 한파로 취소된 2경기를 빼고 12경기를 치러 3승 9패로 10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6연패까지 한 한화의 승률이 고작 2할 5푼에 불과해 '5할 승률'의 절반에 그친 것이다.
팀 평균자책점도 4.53, 팀 타율은 2할 2푼, 실책은 10개, 홈런은 단 1개로 모든 부문에서 하위권, 또는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타저투고라는 불안한 데이터는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성근 감독의 부임 이후 '혹독한 겨울나기'를 통해 변화된 모습은 보였지만, 실제 시범경기에서 나타난 변화는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시즌 한화가 최소 중상위권에는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팬들은 실망스런 표정이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나온다. 이번 시범경기에선 한화의 베스트 멤버가 제대로 뛰지 못한 만큼 정규 시즌의 경기력은 분명 좋을 것이라는 기대다.
정근우와 이용규, 조인성까지 부상으로 빠진 데다 김성근 감독도 2군 선수들을 다수 경기에 내보내며 계속 테스트한 만큼 정규 시즌에 베스트 엔트리가 나서면 좋은 경기,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한화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수비가 좋아졌고, 마운드도 선발과 불펜이 보다 안정됐다는 평이 나와 이런 기대는 공감대를 어느 정도 형성하고 있다.
▲과제=5월까지 한화는 승률 5할, 최소 4할 5푼까지는 달성해야 포스트 시즌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한화는 미완인 게 현실이다.
한화의 가장 큰 고민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다. 팀의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시즌 초반 몰아치는 스타일인 김성근 감독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큰 고민은 없다.
FA 최대어 중 하나인 2루수 정근우는 일본 전지훈련 연습 경기 중 턱부상, 아직 100%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정근우, 시범경기 중 종아리 부상을 당해 3개월 정도의 재활 의견을 받은 주전포수 조인성까지 더해져 한화는 최대 전력을 초반부터 가용하진 못한다. 물론, 정근우와 이용규가 어느 정도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이들이 투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성근 감독은 이와 관련해 “정해 놓으면 없어지고, 정해놓으면 없어지고…”라고 주전 라인업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 나타나듯 주전과 비주전의 전력차가 크다는 점도 한화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다. 주축 선수가 부상 등으로 이탈했을 때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는 '백업선수'가 마땅치 않다. 종아리 부상으로 치료 중인 조인성의 자리는 정범모와 지성준이 채워야 하는데 미덥지 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해보다 마운드도 안정됐다고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본 용병 투수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의 투구는 들쭉날쭉하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FA 투수 배영수와 송은범도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할 정도로 마운드가 중요한 만큼 김성근 감독은 탄탄한 독수리의 마운드를 위한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외야 용병 나이저 모건은 2군으로 내려가 감감무소식이다. 80만달러짜리 선수를 자칫 활용하지 못한다면 한화로선 큰 손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범경기에서도 도출된 실책 문제,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주루플레이 등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화가 올 시즌 이런 여러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며 강팀으로 거듭날 지 팬들은 종종걸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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