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호수돈여고 파행 '이중잣대'

연임결정 후 의결권 행사… 여중 교장 중임결정 인정 여고는 재추천 요구돼

호수돈여고의 교장 공백사태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점쳐 지는 가운데 대전시교육청의 이중잣대가 학교 파행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교법인 호수돈학원의 임 모 이사 승인을 취소하면서 “해당 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했던 이사회 의결 결과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어 교장(연수대상자) 지명불가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됐던 임 모 이사가 지난 2013년 4월 임기 연장 후 참석했던 모든 이사회 의결 결과 가운데 교장(연수대상자) 선출만을 문제 삼으면서 시교육청의 결정에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12일 '교장자격인정대상자 지명 불가 및 재추천 요청 공문'을 통해 “학교법인 호수돈학원 임 모 이사에 의한 임원취임승인 취소로 지난 2월 26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호수돈여고 교장연수대상자 임명의 건은 의결 절차상 하자가 있고 그와 관련한 임 모이사가 이사회 의결에 참여한 것으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23일까지 교장연수대상자를 재추천해 달라고 통보했다.

시 교육청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지난 2013년 4월 24일 본인의 연임 문제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임원 취임 승인은 무효”라며 임 모 이사에 대한 승인을 취소하며 임모 이사가 참석한 지난달 이사회 결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해당 이사가 연임이 결정된 지난 2013년 이후 지난해 1월 열린 호수돈여중 교장의 중임과 이사 임기 재연장을 논의하는 이사회에 모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시교육청의 판단대로라면 여고 교장(연수대상자)의 의결은 물론 여중 교장과 이사 임기 의결 등 해당 이사가 참석한 이사회 결정은 모두 무효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의사록 확인도 없이 이사를 승인하고, 민원이 제기돼서야 뒤늦게 해당 이사의 승인을 취소하는 등 학교 운영에 방관해 왔던 시교육청이 유독 여고 교장 선출에만 적극적으로 법률을 적용한 뒤 다시 이전 사안들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면서 시교육청의 이중 행보에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호수돈학원 이사회는 교장(연수대상자)의 추천 최종 마감기한인 23일까지 후임 교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개회 계획이 없어 호수돈여고는 지난해 9월 이후 앞으로 1년내내 교장없이 학교가 운영된다.

오희룡 기자 huily@